[핫데뷔일기]이선정(17) 상처와 아픔의 종착역, '희망'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앨범 작업 기간은 어느덧 2년을 훌쩍 뛰어넘었다. 완성도도 갖춰져 갔다. 다만 대중성이 아쉬웠다. 처절했던 기억과 아픈 상처를 담아내다 보니 너무 무거운 느낌이 났다. 대중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진정성을 포기할 순 없었다.
때마침 녹음작업이 잠시 멈추게 됐다. 머리나 식힐 겸 친구들과 휴가를 떠났다. 기타치고 노래하며 망중한을 즐겼다. 밝은 느낌으로 기타를 연주하던 순간 뭔가 번뜩했던 느낌이 들었다. 그 길로 집에 돌아와 곧바로 곡을 썼다. 작곡부터 작사, 녹음, 편곡까지 각각 하루씩 모두 4일 만에 완성했다. 바로 데뷔 앨범의 타이틀곡이 될 ‘브레이크 더 월’(Break the Wall)이었다.
대부분 그의 곡은 우울한 마음과 아픈 상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반면 ‘브레이크 더 월’은 유일하게 희망적인 메시지와 분위기를 품은 노래였다. 곧바로 기존 곡을 밀어내고 새로운 타이틀곡으로 결정됐다.
물론 ‘브레이크 더 월’도 이선정의 삶이 투영된 노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자살충동을 느끼던 시절, 여동생은 전화벨만 울려도 철렁할 정도로 오빠가 걱정이었다. 하루는 이선정에게 “오빠, 이 세상은 목숨만 살아있다면 어떤 반전이 있을지 몰라. 살아있는 한 절대 포기하면 안 돼”라고 위로해줬다.
이상하게도 그 말이 그렇게 와닿았다. 지금까지도 평생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다. ‘브레이크 더 월’의 가사는 그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생의 어두운 면을 표현하고 싶어 만든 앨범의 타이틀곡이 희망을 얘기하는 노래였다. 의도적인 건 아니었지만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자신 안에 갇혀있는 자아를 깨우고 나온다는 의미도 담고 있었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그토록 힘겹고 질긴 운명 속에서도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모든 불행과 아픔도 희망과 열정이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 대중성의 고민은 또 다른 진정성을 발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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