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침·금연약.. 효과는 어느 정도?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에이 안 펴!'라고 외치며 바로 담배를 끊었다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다수 흡연자들에겐 '도움'이 필요하다. 최소한 주변의 격려나 압박마저 없다면 금연은 쉽지 않은 일이어서다. 이런 측면에서 굳이 의학적 도움을 외면할 이유도 없다. 전문적 치료나 약물은 손만 뻗으면 얼마든 구할 수 있다. 최근 한의사협회가 발표한 자료도 흥미롭다. 금연침의 효과가 좋더라는 것인데, 그 신뢰도는 다소 약할지언정 요약하면 '시도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침 맞고 담배 끊었다"…효과는 어느 정도?
최근 한의사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금연침을 맞은 흡연자 400명 중 금연 효과를 본 사람이 72.5%에 달했다. 이 정도라면 '21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란 찬사를 받은 금연 전문치료제 '챔픽스'를 3배 정도 능가하는 효과다.
결과를 뜯어보면 다소 과장도 보인다. '부분적'이라도 효과를 얻은 사람이 72.5%란 이야기고, 실제 금연에 '성공'한 사람은 18.75%였다. 나머지는 담배가 좀 줄었다든가 욕구가 감소했다는 정도다. 그마저 '설문'에 의한 것이라 신뢰도는 약하다.
◆귀 안쪽 혈자리 자극해 흡연욕구 감소
금연침은 '이침(耳鍼)'이라는 침이 든 작은 반창고를 귀 안에다 붙이는 치료법이다. 현대 한의사들이 금연을 위해 새로 고안해 낸 방법이다. 길이 1mm 정도의 침이 들어있는 반창고를 귀 안쪽 혈자리 7곳에 붙인다. 살짝 따끔한 느낌이 있고 이내 가라앉는다. 흡연 욕구가 생기면 귀를 좀 흔들거나 손가락으로 반창고를 비벼 자극을 준다.
한의사 이준헌 원장(원광한의원)은 "기관지나 폐와 연결된 혈자리를 자극해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금연침을 붙인 흡연자들은 통상 '담배 맛이 떨어졌다'라든가 '멍한 느낌이 와서 담배 피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대개 침을 붙이고 2일 정도 지난 후 새 것으로 바꿔준다. 효과가 있으면 3번 이상 반복한다.
진료비나 재료값은 그리 비싸지 않다. 병원마다 조금 다르지만 한 번에 5000원 정도면 된다. 이 원장은 "예기치 않은 부작용은 전혀 보지 못했으며, 모든 침이 그렇듯 체력이 너무 저하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든 맞아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담배 의존도가 낮을수록 그리고 금연 의지가 강할수록 효과는 좋다고 한다. '합리적인' 작용원리를 밝히진 못한다 해도, 어찌됐든 금연을 '도와주는' 역할은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한의사들의 설명이다.
◆좀 더 '과학적'으로 끊고 싶다면…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된 금연치료제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몸속에 니코틴을 넣어주는 '니코틴 대체제(껌, 사탕, 패치 등)'와 뇌 속 흡연욕구를 조절하는 '정신계 약물'이다. 정신계 약물에는 챔픽스와 웰부트린 두 종류가 있다.
각 치료제의 효과는 금연침만큼 '드라마틱'하진 않다. 연구에 따라 결과는 좀 다르지만 4주까지 니코틴 대체제를 사용한 사람의 40% 정도가 담배를 끊고 있으며, 정신계 약물은 50% 정도를 보인다. 1년 정도 지난 후 다시 측정하면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두 방법을 합하면 효과가 좀 더 올라간다.
문제는 부작용과 비용이다. 챔픽스와 웰부트린의 경우 정신계 약물인 만큼 관련 부작용도 감수해야 한다. 메스꺼움이 가장 흔하며 드물지만 일부에선 견디기 어려운 정도다. 이상한 꿈을 꾸는 등 수면장애도 흔하며 극단적으로 자살충동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드문' 사례로 전문의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실제 이 약들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비용은 좀 든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챔픽스 12주 코스에 약값만 30만원 정도다(진료 및 처방료 별도). 웰부트린 7주는 10만원 내외. 웰부트린의 국산 복제약은 9만원 정도를 써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격이 비싸므로 '본전 심리'가 있어 금연에 더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한다.
금연연구회 김재열 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호흡기내과)는 "의지만으로 성공할 확률은 5% 미만인 만큼 공인된 금연약들을 적극 시도하라는 게 최근 치료의 경향"이라며 "약들이 100% 효과를 보이진 못한다 해도 시도할 가치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