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개혁 철밥통깨고 글로벌무대 종횡무진
[공기업]선진화 우수사례 공기업 살펴보니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지난 달 28일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황식 국무총리,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 이지송 토지주택공사사장,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 등 80여개 국내 대표 공공기관장들이 함께 모여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을 열었다. 이 대통령이 이 자리에 참석한것은 1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공기업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을 수 있는 수준까지 선진화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정부가 제시한 공기업 선진화 우수 사례를 살펴보자.
◆이 대통령, 잘하면 연임..못하면 필벌=이날 이 대통령은 공기업 수장들에게 신상필벌과 주마가편을 주문했다. 훌륭히 일 잘하는 공기업 수장은 그 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며 연임 가능성을 언급한 반면 그렇지 않고 소극적이거나 형식에 일하면 똑같은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며 철저한 신상필벌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기관 수장들이 더 두 눈을 부릅뜨고 사명감을 갖고 일하라면서 노동생산성 향상과 노사관계, 공공기관의 일자리창출에 대해 더욱 분발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이 이런 주문을 한 것은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이 나아졌지만 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대한 인지도는 2009년 11월 70.5%에서올 1월 92%로, 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도는 80.3%에서 83.5%로 높아졌다. 선진화 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시각도 21.1%에서 25.5%로 개선됐으나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아직도 많은 국민이 공공기관선진화 정책의 성과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선진화란 현 정부가 집권한 이래 지난 2008년부터 ▲민영화 ▲통폐합 ▲기능 재조정 ▲경영효율화 등의 큰 줄기로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해온 대대적인 공공기관 개혁작업이다.
이처럼 매년 연말 열리는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은 공기업들에게 말 그대로 한치의 긴장을 빼놓을 수 없는 자리다. 대통령, 총리, 각부 장관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송곳처럼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에도 일부 공기업들에게는 이 자리가 각 기관과 기관장의 그간의 성과를 대내외에 인정받는 자리이기도하다. 매년 주제에 맞는 세션별 우수사례가 소개되기 때문이다.
◆한전 멕시코 발전사업..가스公 비전통사업 주목=올해는 공정사회, 고객만족, 노사관계, 청년일자리창출 등에서 약 20여개 공기업들이 우수사례로 소개돼 각기관장이 직접 발표했다.
주요 공기업 중에서 김쌍수 한전 사장은 전력산업 수출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자원확보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사장은 "작년에 일본, 스페인계가 장악하고 있는 멕시코 화력 발전소를 정부ㆍ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수주해 향후 국내 관련업체 동반진출로 연 4200명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멕시코 노르떼 2가스복합화력발전사업으로서 한전(56%), 삼성물산(34%), 현지 건설회사 테크인트(Techint, 10%)로 이뤄진 한전컨소시엄이 멕시코 전력청과 전력판매 계약을 통해 발전소를 건설한 후 향후 25년간 운영하며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건설ㆍ소유ㆍ운영(BDO)방식 사업이다.
특히 멕시코에 이미 진출해 탄탄한 사업기반을 구축한 일본의 미쓰이, 미쓰비시, 스페인의 이베르트롤라 등 세계 유수의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따낸 사업이어서 일본과 유럽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이어 지난해 유연탄 매장량 4억2000만t의 호주 유연탄광산 지분 100%를 인수했던 사례도 소개했다.
김 사장은 "이번 바이롱 광산 인수로 한전은 해외 자원개발 역사상 최초로 대규모 유연탄 광산 경영권을 확보하고, 향후 추가 탐사ㆍ개발ㆍ생산ㆍ판매 등 가치사슬 전 부문을 주도하게 됐다"면서 "발전연료 가격변동의 위험을 회피하고 추가 수익을 내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억제해 국민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향후의 가스수요에 대비해 비전통가스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점을 강조했다.비전통가스는 최근의 기술개발로 채굴가능한 가스로 기존의 가스전보다 깊은 층에 존재하는 가스를 말한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호주에서 오는 2015년부터 20년간 연간 350만t의 액화천연가스(LNG)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이는 가스공사 최초의 석탄층메탄가스(CBM)사업. 가스공사는 호주 퀸즐랜드대학과 비전통가스자원분야의 연구기술을 협력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주강수 사장은 이어 지난달에 이루어진 캐나다 가스전 지분 매입을 소개하면서 국내서는 처음으로 북극권 자원개발에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 사장은 "이 사업을 통해 동토 지역의 광구 및 파이프라인 운영 노하우를 습득해 타 극지로의 사업 확장을 모색할 계획"이라면서 "장기적으로 해빙(海氷) 감소에 따른 북극항로 개통에 대비해 북극 자원의 LNG 사업 추진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석유公 성과연봉제와 지역난방公 중기지원=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글로벌 기업도약을 위한 민간형 성과보상제도를 소개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노사합의로 성과에 따라 연봉 차등폭이 대폭 확대되고 저성과자는 성과연봉 미지급 및 기본연봉 삭감(최대 50%) 등 실질적인 퇴직유도도 가능한 제도에 합의해 올해부터 시행중이다. 강 사장은 "이 제도 도입으로 공기업 특유의 연공중심 '나눠먹기식' 보수체계가 개선돼 조직 경쟁력 제고를 통한 글로벌 석유기업으로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중소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사업을 확대했다고 소개했다. 정 사장은 "공공기관이 공사발주를 하면 일반적으로 전문건설업체(중소기업)가 종합건설업체(대기업)의 하도급을 받아 참여하게 된다. 지역난방 열배관 건설공사의 특성상, 표준 공정이 반복 시공돼 소수 전문업체가 대기업의 하도급을 받는 상황이 빈번해졌다"면서 "이에 종합건설업체가 담당하던 사업 분리를 공사에서 직접 수행해 전문업체에 직접 발주를 시도한 결과 중소기업 이윤이 증가하고 공사비용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김광원 한국마사회 회장은 말분뇨를 이용한 사회적기업 설립계획을 밝혀 주목받았다. 김 회장은 "경마공원에는 자체 마분처리시설이 없어 매일 발생하는 산업폐기물인 마분을 외부 용역업체에 위탁해 처리해 왔다"면서 "마분이 비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친환경 부산물비료를 생산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향후 운영협의회 구성 등을 통해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고 부산물비료 생산판매사업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워크숍은 우수사례를 중심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면서 "공공기관장들이 공공기관 선진화의 우수사례를 서로 공유하고, 향후 공공기관 선진화의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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