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강호동이 30일 열린 SBS 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면서 2010년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의 황제들이 모두 가려졌다.
지난 25일 가장 먼저 시상식을 개최한 KBS는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의 이경규에게, 29일 MBC 연예대상은 '무한도전'과 '놀러와'의 유재석에게 각각 대상의 영광을 안겼다. 이경규와 유재석은 통산 7번째, 강호동은 통산 5번째 대상을 수상했다.
◇KBS 이경규-관록과 감동
KBS는 시청률 대신 관록과 감동에 방점을 찍었다. 주인공은 방송 3사를 통틀어 예능 최고 시청률인 '해피선데이-1박2일'을 이끈 강호동도 아니었고, 오랜 기간 '해피투게더'를 인기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있는 '국민MC' 유재석도 아니었다. 바로 돌아온 '예능의 신' 이경규였다.
◇SBS 강호동-흥행과 실리
SBS는 '시청률과 흥행'이라는 실리를 택했다. 바로 '놀라운 대회 스타킹'과 '강심장'을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로 만들어낸 강호동의 흥행력과 파워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강호동은 '스타킹'을 이끌면서 동시간대 1위였던 MBC '무한도전'을 제치는 쾌거를 일궜다. 휴먼스토리와 감동으로 똘똘 뭉친 '스타킹'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입지와 저력을 다시한번 과시할 수 있었다. 또 지난해 10월 스타트한 '강심장'은 폭로전의 극치라는 초반 논란이 있었지만, 강호동이 이승기와 찰떡 호흡을 일궈내며 독보적인 화요 예능 1위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MBC 유재석-자존심 지켜준 수훈
유재석의 MBC 대상 수상은 다소 의외였다. '황금어장'의 강호동, '세바퀴'의 박미선이 치열한 경쟁구도를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 하지만 MBC는 아쉬운 성적표를 남긴 올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나마 자존심을 지켜준 유재석의 수훈을 무시할 수 없었다.
MBC 예능의 간판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여러 실험과 도전에도 재미를 보지 못한 가운데 그나마 MBC 예능의 자긍심을 지켜준 것은 유재석이 이끈 '무한도전'과 '놀러와'였다. '무한도전'은 12월 한 달 간 '강심장'에 밀리는 수모를 겪었지만 여전히 충성심 높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고, '놀러와'는 세시봉 특집 등 음악과 추억을 연계하는 새로운 포맷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에따라 잦은 부침을 겪고 있는 MBC 예능을 든든하게 지켜준 유재석에 대한 고마움의 의미가 대상 트로피에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2011년에는 수 년 간 방송 3사 대상을 독식하다시피하고 있는 이들 세 명 외에 새로운 얼굴이 예능 황제 대관식을 치를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