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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기자 방북기, "식탁에 도청장치...자부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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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슨 수행...6일간 평양 머물러

[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이은 우리 군의 사격훈련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2월 중순 당시 외신 기자의 눈에 비친 평양 거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를 수행해 평양을 방문했던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의 섀론 라프라니에 기자가 27일자에 6일 간의 평양 체험기를 털어놓았다.
기자는 북한의 붕괴가 임박했다거나 지도자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의 징조는 찾아볼 수 없었던 반면, 북한이 왜 국제원조 및 무역을 재개하고 싶어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며 경제적 어려움이 그대로 드러난 북한의 실상을 전했다.

노후화된 전차에는 통근자들이 빽빽했으며, 보행자들은 생필품으로 보이는 커다란 등짐에 허리가 휘었고, 그 무게 때문에 넘어지기도 했다.

엘리트들이 다니는 외국어학교 학생들은 석탄이나 나무를 때는 난로 주위에서 몸을 녹였다.
북한의 고립상은 공항에서부터 드러났다. 항공기 40대를 보유한 고려항공은 베이징과 블라디보스톡에 각각 하루 한차례 비행하는 것이 외국행의 전부였다.

방문자들에게 노트북 휴대는 허용됐으나 휴대폰은 공항에서 압류됐으며, 어디를 가든 북한 당국자들이 밀착 수행했다.

보통강호텔에 묵었던 다른 손님들은 식탁에 도청장치가 있으며, 어색한 벽면도 양면 거울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평양으로의 전화는 차단되어 있었고 호텔에서 해외로 거는 전화는 분당 8.27달러(약 9,500원)였다.

상대적으로 나아진 부분도 눈에 띄었다. 북한 외무성 관료들은 이따금씩 놀랄만한 융통성을 발휘하며 외국어학교, 인파가 붐비는 전철역, 견직공장 등의 방문을 허용했다.

평양 거리에서 휴대폰 통화를 하며 길을 걷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주체사상에 대한 자부심과 지도자에 대한 칭송은 여전했다.

김용대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은 기자들이 동석한 공개석상에서 리처드슨에게 "모든 게 잘 되고 있다"며 "우리의 강력한 군사적 억지력 덕분에 이제 (경제) 발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슨은 그러나 북한 관료들이 사적인 자리에서는 자국의 연료, 식량 부족과 경제제재 철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숙견직공장에서 만난 기사장 최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009년 방문을 떠올리며 "어둠 속에 있다가 빛 속으로 나온 기분이었다"고 회고했다.

김일성대학 지질학 전공 학생인 남대용은 지난 4월 새로 설치된 데스크톱 4,000대가 "김정일 위원장의 매우 훌륭한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만난 북한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실상은 다르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가 지난 달 만난 황해도 출신의 한 무역업자는 "사람들이 2012년 강성대국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금광이라도 발견해야 가능할 것"며 "실제로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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