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66% "내년 물가상승률 3% 이상"
서민들의 체감 물가 상승 속도가 심상치 않다. 기름값이 인상된 데 이어 설탕값도 올랐고, 내년에는 공공요금ㆍ등록금ㆍ전세금 등도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돼 가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내년 물가 상승률이 3.0~3.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구가 33.3%, 3.5~4.0%를 예상하는 가구가 17.2%를 기록해 각각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가계가 내년 큰 폭의 물가 상승을 전망하는 이유는 최근 경제 여러 부문에서 나타나는 징후들 때문이다.
제당업계도 설탕 가격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이 설탕 출고가를 9.7% 올리기로 했고, 다른 제당업체들도 곧 가격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설탕이 들어간 과자나 빵 등 다른 먹거리들의 가격도 동반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탕가격의 상승은 밀 등 주요 곡물가격의 상승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밀 등 일부 곡물은 올해 들어 수입가격이 50% 가까이 오른 만큼 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하면 밥상 물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밀은 지난해 말 대비 42%, 옥수수는 16.3%, 콩은 7.6% 올랐다.
또 그동안 억눌렸던 공공요금 인상이 내년부터 본격화되고, TV수신료ㆍ대학 등록금ㆍ전세금 등도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한은은 이를 반영해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을 3.5%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물가상승 폭이 더 클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물가 안정을 위해 내년 초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해 연중 1%포인트까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필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 분기별로 한 번 정도의 금리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초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금리 인상은 2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 물가는 잡을 수 있지만 770조원에 이르는 빚을 떠안고 있는 가계의 이자비용은 늘어나게 된다. 물가 상승 외에도 가계의 부담 요인이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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