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고현정이 지난해 '미실의 영광'을 잇지 못하고 아쉬운 2010년을 마감하게 됐다.
고현정은 지난해 말 MBC '선덕여왕'에서 돋보이는 카리스마를 가진 미실 역을 120% 소화하며 전국에 미실 열풍을 일으켰다. 덕분에 MBC '연기대상' 대상까지 수상하며 컴백 후 최고의 해를 보냈다.
하지만 '대물'은 방송 초반 작가와 PD의 잇딴 교체에 정치 외압설, 배우들의 촬영거부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조금씩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정리된 후에는 개연성 부족한 스토리 전개와 흐트러진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불만을 샀다.
고현정은 이 과정에서 어찌 보면 가장 큰 희생양이었을 수도 있다. 고현정이 분한 서혜림은 드라마 초반 아프가니스탄에서 남편을 잃고 좌절한 아나운서, 국회 앞에서 비를 흠뻑 맞으면서도 소리를 질러 억울함을 호소하는 여인의 모습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고현정의 '미친 연기력'으로 중심 잃은 캐릭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마저도 시청자들의 충분한 공감을 사지 못했다. 2연속 수상의 기대를 모은 SBS '연기대상'도 멀어진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결국 고현정은 1년 전 미실의 아우라를 이어가는 데 실패한 채 상처 뿐인 여성 대통령의 자리에 만족하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물'의 마지막 장을 덮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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