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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韓 외교부 '굴욕'..美 '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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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국제기구인 유엔(UN)과 우리 외교통상부가 치욕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 후 우리 군의 사격 훈련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외교통상부가 나섰지만 결국 공은 미국의 한 주지사에게 모두 넘어가고 말았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북한 평양을 방문 중인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주 주지사는 북측과 논의 끝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단을 재수용하는 것을 포함해 북핵 문제 진전을 위한 조치에 합의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북측은 또 리처드슨이 제안한 한국, 미국, 북한이 참여하는 군사위원회 설치와 남북한 군부간 핫라인 설치 등도 대해서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리처드슨은 20일 사격 훈련에 대해 북한이 공격적 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북측은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아 리처드슨의 방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비치는 모양새다. 결국 북한과의 대화는 미국이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결과만 남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6자회담, 유엔, 우리 외교통상부가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북측의 입장 선회가 단 한 사람의 방북으로 일정 정도 마무리되는 모습을 보여 국제기구의 무용론과 함께 외교통상부의 책임론도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 외교통상부는 처음부터 북한이 대응 사격을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 손을 놓고 있는 무책임한 태도도 보였다. 외교통상부의 한 고위책임자는 "(연평도 훈련에 따른 북한의 대응이) 싱겁게 끝날 줄 알았다"며 "북한은 우리보다 통제된 사회라 남측이 우습게 보여 대응 사격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리처드슨의 북한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리처드슨은 그런 말을 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북한 사람들은 조건을 많이 다니까 만나서 들어봐야 한다"고 짧게 답했다. 오히려 강경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처음부터 우리가 세게 나가면 북한은 항상 꼬리를 내린다"며 "진작 이렇게 했어야 했다"고 사격 훈련 강행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다시 한 번 국제기구 무용론의 논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주도로 긴급회의가 소집됐으나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과 중국, 러시아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북한 사태로 인해 우리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연평도 훈련을 놓고 우리 국내에서는 정치권이 분열되고 일반 시민들까지 불안감에 떨었지만 북측은 이런 우리의 분위기를 비웃듯 조용히 물밑에서 리처드슨과 논의한 끝에 기존 입장을 선회했다. 미국과만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 외교전문가는 "이미 우리는 북한의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며 "한반도의 안보가 결국 다른 국가들의 이해득실에 달린 것 같다"고 평했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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