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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임대주택을 가다]"대량 주택공급은 위험"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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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 욕구반영..양이 아닌 질로 승부해야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정부가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짓는 것은 위험하다. 주택의 질, 스타일, 위치 등을 완벽하게 조정할 수 없게 된다. 수요를 잘 예측해서 천천히, 조금씩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리스틴 화이트헤드 영국 런던정경대(LSE) 교수의 말이다. 보금자리주택 100만가구 건설 등 향후 100조원이 드는 대규모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 조언을 구하자 '하지 마라'는 답변이 우선 돌아온다.
화이트헤드 교수는 영국 주택 경제 및 정책의 대가다. 1980년 캠브리지 대학 주택연구소가 세워진 당시 초대 대표를 맡았으며 현재는 LSE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주로 주택 및 도시경제학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택 민영화, 정부 정책 등의 연구도 활발히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공공임대주택을 도맡아 하고 있는 LH가 임대주택을 지으면 지을수록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LH의 부채만 123조원에 달한다. 우리보다 더 많은 임대주택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은 어떨까?

화이트헤드 교수는 "1988년까지 지방정부가 보유한 임대주택이 400~500만가구에 이르렀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지어왔기 때문에 부채가 심각하게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또 일부 임대주택의 운영 및 소유권을 민간 주택협회에 이양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채가 있는 지방정부는 임대료를 올리거나, 일정 기간 거주한 임차인들에게 헐 값에 임대주택을 매각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또 지방정부간에도 재정상황 등에 따라 임대주택의 소유권을 넘길 수 있다. 임대료가 올라가면 주택환경이 개선될 여지가 있어서 동의하는 임차인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부채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보여줬다.

"주택은 투자다. 삶에 대한 기대치가 달려있다. 주택가격이나 임대료가 올라가더라도, 시간을 두고 부채를 갚아나갈 수만 있으면 좋은거다. 어떻게 부채 없이 국가를 운영할 수 있겠는가. 만약에 내가 집을 사면 내가 왜 부채를 다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자식이나 손자가 살면서 천천히 갚아나가도 되지 않는가?"

끝으로 임대주택의 후발주자인 한국에 전하는 그의 충고는 다음과 같다.

"지난 40년간 주택가격은 평균 25% 높아진 반면, 주택 질에 대한 욕구는 200% 올랐다. 이제는 양이 아니라 질이 문제다. 이미 한국은 선진국, 부자나라로 알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임대주택에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 영국도 과거에 방2개짜리 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했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좁은 집에 살고 싶어하지 않았다. 어느 정부나 돈을 잘 쓰기는 어렵다"



영국=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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