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광업·제조업 분야 시장구조 조사 결과
공정위는 특히 자동차와 담배, 라면, 화약, 위스키 시장에서 5년 사이 상위 3개사의 집중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이들의 영업이익률은 다른 산업보다 높았지만, 연구개발비(R&D)를 쓰는 데에는 인색했다. 독과점 구조 고착산업의 내수집중도도 67.8%에 이르러 전체 평균인 32.1%를 크게 웃돌았다. 국민들이 십시일반해 키워준 산업이라는 얘기다.
조사 결과 2004년부터 2008년 사이 계속해서 시장지배적사업자 추정기준에 해당된 독과점 구조 고착산업은 46개였다. 상위 1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거나 상위 3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인 경우 시장지배적사업자로 본다. 독과점으로 시장지배력을 남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꼽힌 46개 산업 가운데 시장 규모가 10조원 이상인 분야는 ▲정유 ▲승용차 ▲반도체 등 3개였다. 시장 규모가 1조원 이상 10조원 미만인 산업은 ▲타이어 ▲라면 ▲맥주 등 15개였다. 시장규모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인 분야는 ▲커피 ▲설탕 ▲화약 등 14개로 조사됐다.
특히 승용차(84.0%→90.5%), 담배(92.9%→99.7%), 라면(75.9%→83.6%), 화약(88.9%→97.8%), 위스키(82.3%→90.8%) 등 20개 분야에서는 5년 사이 상위 3개사의 집중도(CR3)가 크게 상승했다. 독과점 구조 고착산업의 평균 CR3는 2008년 기준으로 92.9%에 이르러 전체 평균(45.5%·단순평균)치의 두 배를 뛰어 넘었다.
하지만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도리어 평균치를 밑돌았다. 황금시장을 확보한 독과점 구조 고착산업의 연구개발투자 비율은 1.7%로 전체 평균인 2.0%보다 0.3%포인트 낮았다.
독과점 구조 고착산업의 내수집중도는 67.8%에 이르렀다. 전체 평균인 32.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내수집중도가 평균치 이상인 산업은 42개로 ▲컨테이너(97.4%) ▲철도차량(90.6%) ▲승용차(80.5%) 등의 내수집중도가 두드러지게 높았다.
공정위는 자료를 종합해 "맥주, 담배, 라면, 커피, 설탕, 판유리, 화약, 조미료 등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높으면서 R&D비율과 해외개방도는 낮고 내수집중도는 높아 시장지배력 행사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 "정유나 승용차 등의 경우 R&D비율은 낮고 중간규모출하액은 매우 높아 신규 기업의 진입이 어려운 만큼 독과점 구조가 장기간 고착화되면서 소수기업에 의한 시장지배력 행사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유 산업은 46개 독과점 구조 고착산업 중 R&D비율이 가장 낮았고, 승용차 산업은 중간규모출하액이 가장 높았다.
공정위는 따라서 "독과점 구조 고착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 또는 불공정 행위를 할 가능성에 대해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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