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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사례](3)"글로벌 일자리 대신 찾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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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항공 실습인턴들과 함께한 박학영 초이스앤컴퍼니 대표(첫줄 왼쪽에서 두번째).

필리핀항공 실습인턴들과 함께한 박학영 초이스앤컴퍼니 대표(첫줄 왼쪽에서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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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청년실업률이 7% 밑으로 떨어졌다지만 체감 지수는 여전히 냉랭하기만 하다. 주변에 아직도 놀고 있는 젊은이가 하나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어느 국가의 젊은이와 견줘도 능력이 출중하다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백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좋은 묘수는 없을까?
이런 '국가·사회적' 고민을 비즈니스로 연결한 젊은 여성이 있다. 만 스물 아홉에 창업 전선에 뛰어든 박학영 '초이스앤컴퍼니' 대표가 그 주인공.
가녀린 체구에 긴 생머리, 겉보기에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지만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힘과 자신감이 넘친다.

그녀는 미국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국내 대기업 임원을 상대로 1대1 영어강사, 기업출강 등의 일을 했다. 틈틈이 S백화점과 J공사 등 큰 기업의 신입 직원 채용에 영어 면접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친구들은 모두 면접 보러 다니는데 '면접관' 역을 한 셈이다.

박 대표는 이렇게 기업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해외인력 교육 파견(인턴십)이란 사업 아이템을 떠올렸다. 어찌보면 자연스럽고, 어찌보면 독창적인 발상이었는데, 문제는 실행이었다.
어떻게 사업으로 구체화할 것인지 고민을 거듭하다 혜성처럼 등장한 백기사가 있었으니 다름아닌 '서울시 2030청년창업프로젝트'였다.

그녀가 '박 대표'가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년전, 그러나 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올 7월, 2030청년창업프로젝트의 지원을 받고나서 사업이 본궤도에 접어들었다.

초이스앤컴퍼니의 주요 사업모델은 대학 등의 해외인턴 파견 사업을 돕는 일이다. 대학으로부터 해외 인재파견 사업을 수주한 뒤에 해외업체에 학생들을 보내기까지 사전 작업과 현지에서의 진행을 주도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대학의 해외인턴 파견 사업을 아웃소싱 받아 추진하는 일이 주 사업이다.

박 대표는 "아직 많은 대학이 정부에서 지원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비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근 몇몇 대학의 경우 지원금을 도로 반납했다"고 말했다.
초이스앤컴퍼니처럼 관련 사업을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필요한 이유다.

초이스앤컴퍼니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해외에 강력한 사업파트너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필리핀 최대 유통업체인 '졸리비(Jollibee)'다. 졸리비는 필리핀에서 맥도널드를 제친 패스트푸드 브랜드를 계열사로 둘만큼 강력한 업체로 필리핀 5대 기업에 들어갈 정도이다.
초이스앤컴퍼니는 국내 대학생 인턴들은 졸리비가 운영하는 필리핀내 호텔과 유통업체 등에 파견해 강도높은 실습을 받도록 한다.

졸리비와 손잡는 일이 간단치는 않았다. 한국 대학생인턴의 우수한 자질을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내는 한편 찾아가 설명하는 등 박대표가 직접 발로 뛴 노력의 결과물이다.

상대의 실력과 무관하게 배경이나 사업규모를 먼저 따지는 국내 기업과 달리 졸리비는 박 대표의 열정과 사업 가능성을 높이 샀다. 졸리비에서 일한 인턴들이 좋은 평가를 받자 필리핀의 다른 기업들도 초이스앤컴퍼니와 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 협약을 맺은 필리핀항공의 경우 국내항공사는 금지하고 있는 인턴의 기내 실습도 허용한다고 한다. 사업이 선순환궤도에 접어든 셈이다.

박 대표는 "외국기업들은 실력이 없는 사람은 아예 처음부터 뽑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실력을 갖춘 인턴지원자에게는 학력이나 외모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초이스앤컴퍼니는 이같은 외국 기업의 니즈를 최대한 충족시키고자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모의 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실제로 인턴으로 들어가면 차근차근 실무를 밟으며 자신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 한국의 인턴처럼 복사하고 서류정리하는 '허드렛일'만 하다 돌아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인턴과정이 끝나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초이스앤컴퍼니는 특히 지방대학으로부터 러브콜을 많이 받는다. 이런저런 눈에 보이지 않는 제약이 많은 국내 기업에 비해 외국 기업의 경우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 취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대학에서 실업계 고등학교로 해외인턴사업의 대상을 확대하는 일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자질을 갖춘 학생을 뽑아 해외에서 그 싹을 틔우도록 돕는 일이 아주 보람있다"고 말했다. 좁은 한반도에서 아웅다웅할 게 아니라 해외로 나가 당당히 일하도록 하는 게 이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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