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 침체의 끝이 안보인다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가 개선된 모습을 보이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미국 경제와 달리, 일본 경제는 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8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10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8.8% 증가한 5조4143억엔에 그치며, 전월 15.9%에 비해 증가폭이 둔화됐다. 10월 경상수지 역시 2.9% 증가한 1조4362억을 기록, 전월 1조9000억엔을 밑돌았다. 반면 수입은 11.5% 증가하며 4조5014억엔을 기록했다.
기계주문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더 큰 문제다. 8일 일본 내각부는 10월 기계주문이 전월 대비 1.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 0.1% 감소보다 크게 확대된 수치다. 9월 기계주문은 10.3% 줄어들며 2008년 3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바 있다.
기계주문 감소는 주요 기업들이 향후 몇 개월 동안 국내 설비투자를 축소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미즈호증권의 쯔치야마 나오키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강세로 내수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면서 “기업들은 일본 내수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대출도 감소하며 일본 경제에 단단히 자리 잡은 디플레이션을 실감케 했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11월 은행대출은 전년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특히 도시권 은행들의 대출이 4.6% 대폭 줄었다.
경기 선행지수는 4개월째 하락했다. 7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10월 경기동향지수(CI)에 따르면 향후 3~6개월간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는 전달에 비해 1.4포인트 하락한 97.2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일본의 4분기 경제성장률은 1.9%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이에다 반리 경제상은 “4분기 경제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미국·중국 등 주요 무역 상대국의 수요 감소와 엔화 강세가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화는 이번달 들어서만 달러대비 1% 이상 상승했으며, 지금까지 달러대비 엔화 상승률은 13%에 이른다.
중국까지 나서 엔화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8일 재무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월 일본 국채 2625억엔(31억달러)을 순매입했다고 밝혔다. 8, 9월 일본 국채를 각각 2조200억엔, 7692억엔 순매도 했던 중국은 엔화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 엔화 자산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스미토모 트러스트&뱅킹의 아야코 세라 스트래티지스트는 "달러화와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엔화 표시 국채 매입에 나선 것"이라며 "국채로 인한 수익 보다는 환율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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