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암울..소비자 지갑 꽁꽁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올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판매실적이 최근 5년래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년 세계경제가 소비부진에 따른 암울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재고소진에 대한 큰 기대를 걸었던 반도체와 LCD 등 IT업계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7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쇼퍼트랙에 따르면 지난달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오프라인매출액은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 2006년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작년의 0.5%보다도 부진한 수준이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 이후 첫 금요일을 지칭하는 최대쇼핑시즌으로 통상 적자를 겪은 소매기업들도 이 날만큼은 흑자(블랙)로 돌아설 정도로 판매호조가 이뤄진다. 이 날 판매증가율은 미국경제성장률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세계경제의 부침과도 맥을 같이 해 왔다. 경제성장률이 좋을 수록 두둑해진 지갑을 든 소비자들이 대거 쇼핑에 나서고 그렇지 않을 경우 블랙프라이데이 판매는 부진했다.(표참조)

'쇼핑시즌'의 경고..美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5년래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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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상식이 깨졌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올해 미국이 2.6%, 세계경제가 4.8%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블랙프라이데이 판매증가율이 0.3%에 그쳐 미국경제가 -2.5% 역성장했던 작년의 판매증가율(0.5%)보다도 낮아진 것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있음에도 미국 소비자들이 내구소비재 구입을 자제하며 불확실한 내년 경기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도체업계의 한 고위임원은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반도체 판매가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조했다"며 "재고소진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깨졌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블랙프라이데이 판매부진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LCD업계의 감산으로 직결되고 있다.


11월 하순 D램 주력제품인 DDR3 1Gb 고정가격은 1.22달러로 작년 6월 이후 1년 5개월만에 1.3달러를 하향돌파했다.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 의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장(사장)은 반도체 가격의 회복시점을 내년 2분기 이후로 전망했다.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장(사장)도 최근 공장가동률을 90%대 초반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사실상 재고조정을 위한 감산에 들어간 것으로 업황개선 전망시기가 그만큼 지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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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인해 한국의 IT업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라며 "유통-세트 업체들이 최대한 보수적으로 재고를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긴축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경제가 '미ㆍ중 소비부진→재고소진 지연→생산축소→성장률 저하' 사이클에 접어들 경우 국제통화기금(IMF)가 전망한 내년도 4%대 성장이 힘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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