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영국 가디언지는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정상회담에 참석한 클린턴 국무장관이 반기문 총장에게 위키리크스의 폭로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유엔은 성명을 통해 “반 사무총장이 클린턴 장관에게 문제를 분명히 밝히고 우려를 표한 것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한편 유엔 활동의 투명성을 다시 강조했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유엔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중요한 국제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유엔의 두 수장은 어떻게든 화해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유엔 관계자들은 사석에서 불편한 내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고위급 유엔 인사들에게는 미국의 ‘감시’ 행위가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훨씬 광범위한 수준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한 유엔 관리는 “우리들은 스파이 행위에 익숙하다”면서 “그래서 사무총장도 전 세계를 다닐 때마다 항상 통신 암호화 장비를 휴대하지만 이것조차 100% 감청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최신 보안 장비를 들여오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장담을 못하겠다”고 털어놓았다.
반 총장은 앞서 ‘라디오프리유럽’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이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누구라도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하면서 “모든 회원국은 유엔의 순수성과 특권에 대한 존중과 보호를 명시한 기존의 헌장과 조약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면서 미국을 간접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1945년 유엔 창설 과정을 담은 책 ‘창조과정’의 저자 스티븐 슐레진저는 “유엔 창설 때부터 도청은 일상적이었으며 놀랄 일은 아니지만 부시 행정부때 관행이 오바마 행정부까지 이어졌다는 점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기문 총장이 2012년 재선되려면 미국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그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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