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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삽 못뜬 신압록강대교, 中 대북정책 실패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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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신(新) 압록강 대교’ 건설이 북한에 대한 중국 외교정책의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09년10월 중국과 북한은 단둥의 랑터우항과 남신의주를 있는 새로운 압록강 대교 건설에 합의했다. 중국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서 합의된 신압록강대교 건설은, 미국의 요구처럼 제재와 압박이 아닌 무역과 투자를 통해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중국의 자신감의 표현이다.
지난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단행했을 당시, 중국은 이를 공개적으로 항의하고 미국의 대북 제재를 지지했다.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으면 중국-북한의 관계 개선 역시 없을 것이라는 엄포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은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때 대북(對北) 외교 노선을 급선회, 북한이 시장을 개방하고 6자회담에 복귀한다면 대규모의 원조와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시 원자바오 총리는 직접 북한을 방문, 신압록강대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중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국-북한과의 경제적 교류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도로와 철도의 건설을 통해 북한의 중국 소비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중국 기업들은 북한 항구를 자유롭게 사용한다는 것. 이와 같은 경제 교류 강화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의 연계를 통해 대륙으로 뻗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단둥 지역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을 동안, 북한이 약속했던 경제특구는 이름만 존재할 뿐 전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올 8월에 착공이 예정됐던 신압록강대교는 10월로 미뤄졌고, 아직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단둥 교통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앙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신압록강대교 건설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그동안 수차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청,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남부 해안 도시를 소개하며 경제 개혁을 설득했다. 이에 따라 북한도 1991년 나진-선봉 경제특구, 2001년 신의주 경제특구 등을 지정했다. 그러나 나진-선봉 경제특구는 북한이 당초 계획했던 외자 70억달러 유치에 크게 못미쳤고, 신의주 경제특구는 초대 행정정관 양빈 중국 어우야 그룹 회장의 탈세로 인한 구속으로 무산됐다.

올해 1월에는 나선(나진+선봉) 경제특구가 지정됐으나, 이 역시 투자 유인책이 미흡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계속된 경제 개혁 실패는 근본적으로 정권 붕괴를 우려하는 북한 노동당 핵심 인사들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임수호 책임 연구위원은 “김 국방위원장 역시 경제 개발을 위해서는 시장개방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시장개방은 정치 및 경제 불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개혁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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