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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고른 그림 한 점, 열 대박주 안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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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걷힌 미술품 시장

김윤식 화백의 '정물' 작품

김윤식 화백의 '정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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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최 모씨는 작고한 정물화가인 김윤식 화백의 8호 작품 '정물'을 지난 2008년 4월 온라인 미술품 경매사인 포털아트에서 88만1000원에 매입했다. 이를 올해 6월 28일 같은 경매사 회사에서 진행하는 재경매로 전업주부인 김 모씨에게 181만원에 매도하게 됐다. 수익액은 92만9000원으로 수익률은 105%였다.
 
작자미상의 민화 '묘작도'

작자미상의 민화 '묘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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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씨는 집에 소장하고 있던 민화작품을 올 3월 서울옥션에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경매에 내놨다. 고양이가 새를 물고 있는 조선시대 후기 작자 미상의 묘작도였다. 비슷한 민화작품 가격들을 참고해 추정한 가격은 100만~200만원 수준이었지만 경매결과 낙찰된 금액은 3100만원으로, 추정가 수십배의 수익을 챙겼다.
 

최근 몇 년 동안 냉각됐던 미술품 투자시장에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유명 화가 작품에나 접근할 수 있는 큰 손의 향유물에서 벗어나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참여하고 수익을 낼 수도 있는 대중 재테크의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문화에 대한 욕구가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관련 교육들도 늘어나면서 올해 바닥을 통과했다는 시장 지표도 나오면서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림을 구입하겠다는 중산층들의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고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그림'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이 사례로 증명되고 있다.
그림가격지수(KAPIX)와 코스피지수의 추이 (자료: 한국아트밸류 연구소)

그림가격지수(KAPIX)와 코스피지수의 추이 (자료: 한국아트밸류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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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세 U턴..가격도 반등 뚜렷=미술은 정서적 만족을 주는 소장 가치를 지닌 상품이다. 하지만 그 시장 규모가 커지고 수요가 많아지면서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효용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998년 서울옥션을 시작으로 2005년 K옥션, 양대 경매시장의 등장으로 한국 그림시장은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그림값이 통계로 잡히게 되고 그림의 경제적 가치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지난 2006년부터 2007년 사이 이들 양대회사들은 벼락 호황을 누린바 있다. 하지만 이후 삼성비자금 특검과 경기침체 등으로 찬바람이 일었다. 지난해까지 침체기를 겪다 최근 경기의 회복세에 힘입어 미술시장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국내 그림가격지수인 KAPIX(카픽스) 기준으로 봤을때 올 상반기는 지난해 대비 9% 가격상승을 보이고 있고, 유화만을 대상으로 하면 5% 가격상승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과 2007년 동안 63% 오른 그림가격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30%, 28%씩 하락하다가 올들어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KAPIX는 낙찰된 작품수가 많고 낙찰총액이 높으면서도 지명도가 높은 작가들의 낙찰작품을 중심으로 지수화한 수치다. 작가 중에는 박수근, 이우환, 김환기, 이대원, 김종학 등이 있다.

대표적인 국내 양대 경매회사의 낙찰률과 낙찰총액을 보면 지난해보다 올 해 상황이 더 나아졌음을 살펴볼 수 있다. 미술품 경매회사로 점유율 가장 높은 서울옥션의 지난 2008년 낙찰률과 낙찰총액은 각각 66%, 696억원이다가 2009년들어 각각 73%, 388억원이었다. 낙찰률은 올랐지만 낙찰총액 규모는 거의 반토막난 수준이었다. 올 상반기들어서는 낙찰률 72%, 낙찰총액 262억원을 기록중이다. K옥션의 경우도 2008년 낙찰률 68%, 낙찰총액 358억원에서 2009년 70.5%, 210억원의 성적을 보이다가 올들어 11월 초 현재까지 70.8%, 232억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그림시장과 관련된 특별한 악재가 없는 이상 더이상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V자형 회복까지는 어렵겠지만 바닥인 현재 시점에 보유를 하고 감상하면서 소장하다가 시장상황이 나아질때 매도에 나서는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또 미술시장 자체가 기타 다른 상품과는 상대적으로 장기적인 흐름을 지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서 투자해야한다.

KAPIX지수를 만든 최정표 한국 아트밸류 연구소장(현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림가격이 더이상 하락하지 않고 당분간은 횡보할 것으로, 앞으로 경기상황이 좀더 좋아지고 생활수준 향상을 고려해봤을때 지금이 시간을 가지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하나씩 구입해 갈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내년 전망 더 좋다"=경기 흐름과 더불어 최근 중산층들의 그림에 대한 관심을 미술계는 주목하고 있다. 기업과 거부들의 구입 의욕외에도 실제 미술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반인 수요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이를 따라주지 않아, 4만명의 미술전공자 중 200여명만 실제 전업작가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미술계에선 평하고 있다. 미술경매가 시작된지 10년 남짓됐고 그림 공급 인프라는 충분한데 수요가 안 따라준다는 것은 미술산업 발전이 아직 초기단계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술시장은 경기회복과 맞물려 대중들의 문화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활성화되고 투자상품으로 매력을 발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순응 K옥션 대표는 "2007년 피크였던 작품값이 급격히 떨어졌으나 이제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중이고 세계적으로도 미술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술시장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2011년 정도면 미술시장도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승헌 서울옥션 홍보담당자 역시 "작품투자는 곧 작가에 대한 투자이자 문화에 대한 투자"라면서 "미술 시장의 내수 규모가 커지면 이후에는 해외에서도 관심가질만한 시장으로 커질 수 있고 미술품을 향유하고 감상하는 문화가 커지면 결국 국가 경제에도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인들에게 그림구입 욕구를 높이는 데는 그림값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야기된다. 이창우 포털아트 이사는 "10억씩 하는 아파트에 살면서도 몇십만원짜리 원작하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인데 그림이 비싸고 어렵다는 인식이 바뀌어야 미술시장에 발전이 있다"면서 "경매활성화와 교육으로 미술시장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미술시장이 한창 활황이었던 시기가 있었고 경기침체로 급락했는데 단기성 투기적 시각으로 미술을 접근했던 것도 화근이었다"면서 "문화적, 산업적 측면을 고려할때 장기적 투자와 문화향유 관점으로 그림을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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