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가우저는 강력한 자기장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나 플로피 디스크에 기록된 데이터를 파괴하는 장비다. 하드디스크는 얇은 자성물질로 덮힌 금속판을 겹쳐 놓은 형태로 이 금속판 위에 정보를 기록한다. 때문에 강한 자기장에 노출되면 자력 성질이 사라지면서 정보가 깨끗이 지워져버린다. 자석에 닿은 신용카드의 마그네틱이 손상되는 원리와 같다.
컴퓨터에서 파일을 삭제하거나 하드디스크를 포맷해도 복원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내용을 거의 살려낼 수 있다. 심지어 하드디스크를 물에 빠뜨리거나 심하게 파손시켜도 하드디스크에 정보가 기록된 자력선이 남아 있으면 복구된다. 그러나 디가우저로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면 복구 방법이 없다.
디가우저는 태양 흑점이 내뿜는 자기장(약 1000에르스탯)의 7~8배에 달하는 자기장을 사용하며 하드디스크 한 개를 파괴할 수 있는 작은 기기는 1000여만원, 여러 대를 한꺼번에 파괴할 수 있는 큰 기기는 1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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