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개선으로 인해 미국의 양적완화 단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목소리 또한 한층 더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연준이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관점을 바꾸기까지는 아직 상당 기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민간 부문 일자리 개수 역시 15만9000개 증가하면서 예상치였던 8만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또 기존 9만5000개 감소로 발표됐던 전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개수는 4만1000개 감소, 민간 부문 일자리 개수도 당초 6만4000개 증가에서 10만7000개 증가로 상향조정됐다.
스티븐 스탠리 피어폰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시장에 소폭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며 "충분한 수준은 아니지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개선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연준의 발표 이후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9개월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자 "미국은 위안화 절상을 놓고 중국에 비난을 퍼부었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했다"면서 "이 문제를 내주 진행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도 강도 높게 미국을 공격했다. 추이 티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많은 국가들이 추가 양적완화가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연준은 이에 대해 해명해야 하며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중국 경제지 차이신이 주최한 회의에 참석한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연준의 2차 양적완화 조치는 다른 국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경제상황을 볼 때 이해할만하다"고 언급,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 연준의 다음 행보는 = 지표가 개선되면서 곤란스러워진 것은 연준이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
크리스토퍼 럽키 뱅크오브도쿄-미쓰비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일자리 증가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연준이 발표했던 월간 750만달러의 국채 매입을 그대로 실행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내년 봄까지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연준은 시장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경우 연준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다양하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발표된 성명에서 "정기적으로 자산 매입 과정을 지켜보고 필요시 전체 규모 등 프로그램을 수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즉, 필요에 따라 자산 매입 규모를 확대할 수도 축소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연준이 단기간에 쉽사리 입장을 선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이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실업률이 5~6%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판단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연준은 오는 2012년까지 실업률이 7%를 상화할 것이며 인플레이션 역시 연준의 비공식적인 목표 수준인 1.75~2%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최소한 한 달 이상 연준이 경제 지표 발표상황 등 경기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랜달 크로즈너 시카고대학교 교수는 "연준의 경기 전망은 지표가 매번 발표될 때마다 개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잭슨빌 대학교에서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실업률도 매우 느린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 2차 양적완화에 대해서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아빠는 직장 잃을 위기에 놓였다…한국 삼킨 초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