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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 프라이버시 보호, 모두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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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성'과 바꾼 개인정보 노출
사생활 존중 문화 함께 정착돼야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 ]보험사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기억도 나지 않는 모 사이트 회원 가입 시 개인정보 공개에 동의했다는 짤막한 설명과 함께 상품 가입 권유가 이어진다. 이는 누구나 겪어 봤을 상황으로 개인정보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공연한 정보로 처리되면서 조금씩 '무감각'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라이버시는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또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던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어느 정도의 개방성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공익을 위한 경우가 아니어도 각종 기술의 발달로 인해 프라이버시 보호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인터넷, 모바일 등 통신기술의 보편화와 1인 미디어의 등장으로 디지털 정보가 무분별하게 나돌면서 과거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개인프라이버시의 노출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

이미 개개인의 사적 정보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일정 부분 노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들은 서비스의 특성상 자신들의 소소한 일상들이 제대로 자각하지 못한 채 공개된다. 심지어 일부 사용자들의 경우 자신을 따르는 '팔로어'가 늘수록 자기 과시나 신용을 위해 정보를 더 공개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공공기관의 본인 확인절차, 기업의 상업적 활용 등 특정 목적을 위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데 있어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개인정보 노출 '불감증'이 심화되는 원인 중 하나는 인식과 행동에서의 괴리감에서 비롯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매장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데 자신의 이름, 주소 등과 함께 생년월일, 고정수입을 추가로 기재할 경우 가격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하자 실험대상의 90%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더 놀라운 건 이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이들 중 75%가 '개인정보에 매우 큰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정보 노출에 대해 보호의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실제로는 다르게 행동하고 있음을 여실히 나타내주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개인정보 보호를 두고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프라이버시 공개로 인해 얻게 되는 '편리성'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의 한 회사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자신의 위치정보를 기업에 제공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즐겨 찾는 맛집이나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처럼 프라이버시 공개는 대중에게 편리성을 제공하고 생활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당위성까지 간과하거나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커튼을 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에서는 한밤중에 거실의 커튼을 열어 놓아도 아무도 남의 집을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한다. 사생활이 노출된다고 해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고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있기 때문이다.

프라이버시 보호는 개인이나 사회 한 영역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개인이 문단속만 철저히 한다거나 경찰력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방범이나 치안 유지를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프라이버시 공개가 '정보'로서 가치를 갖고 기술과 결합하면서 생기는 편리함을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문화가 함께 정착돼야 할 것이다. 개인과 기업, 사회 등 각자의 영역에서 균형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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