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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해외영업부 "하루하루가 전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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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비상이다. 널뛰기 환율에 수출중소기업들은 냉온탕을 오가며 혼을 빼고 있다. 대금 회수 시점, 대금 기준 환율 등을 두고 회의가 이어진다. 문구업체 A사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총 매출 중 수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환율이 1125.3원을 기록한 지난달 29일, 이 회사 해외영업팀 김 팀장을 12시간 동안 밀착 동행 취재했다. 그야말로 그의 하루는 '전쟁'이었다.

#오전 7시=김 팀장이 출근한다. 규정상 출근시간은 8시지만 올 여름부터 환율이 떨어지며 출근시간을 한 시간 앞당겼다. 출근하면 지난밤 세계 각지에서 들어온 주문부터 확인한다. 해외 바이어들은 보통 팩스나 이메일로 주문을 전달한다.
#오전 9시=오늘의 환율을 확인한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4.3원 내린 1119.5원으로 시작했다. 김 팀장은 "오늘 하루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했다. 환율을 확인하자마자 회의를 소집한다. 주문된 물품을 어느 정도 환율로 내보내야 할지 정해야 한다. 환율이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룬다. 김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고 주문 확인란에 사인한다.

#오전 10시=팀원 한 명이 달려온다. 환율이 1120원대를 회복했단다. 이미 오전 주문물량은 넘어간 상황. 김 팀장은 "긴급회의를 소집해"라고 외쳤다. 오후 물량이 남아 있기 때문에 기준 환율을 바꿔야 할지 정해야 한다. 여전히 하락이 대세다. 일시적 반등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출근 세 시간 만에 커피 5잔을 마신 김 팀장의 머리가 아파온다.

#오후 1시=점심은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배달시킨 햄버거로 간단하게 때웠다. 음료를 들이키며 오후 주문 확인란에 사인한다. 점심 후에는 대금 회수 확인이 시작된다. 환율이 하락세기 때문에 대금 회수가 늦어질수록 손해다. 아예 물품이 발송되기 전에 대금을 받는 곳도 있다. 미수금 내역을 확인하고 해당 바이어에게 메일을 보낸다.
#오후 3시=환율이 전날보다 1.5원 오른 1125.3원으로 마감했다. 벌써 세 번째 회의를 소집했다. 당일 주문 성과를 정리하는 자리다. 예상과 달리 환율이 다소 상승했는데, 예측이 엇나간 이유와 앞으로의 추세를 놓고 격론이 이어진다. 김 팀장은 "매번 회의를 해도 정답이 없다"고 푸념했다.

#오후 6시=김 팀장은 저녁도 거른 채 임원 회의에 참석한다. 회사가 환변동보험 가입을 두고 김 팀장의 의견을 묻는 자리다. 환변동보험은 일정 환율을 보장, 수출대금 입금시점 환율과 비교해 환차손은 보상하고 환차익은 환수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키코(KIKO)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 팀장은 "환율이 요동치는 만큼 전문 관리 기법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환변동보험의 비투기성과 안정성도 강조했다. 회의를 나서며 김 팀장은 "앞으로 결제 통화를 유로화로 바꾸는 방안을 고민해야겠다. 내일 오전 회의에 이 문제를 논의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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