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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사랑에 푹 빠진’ 충북도청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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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명 매일 밤 청주대 국어문화원 주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어휘, 문법 강의 받아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충북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 82(문화동) 충북도청 서관 5층 중회의실. 매일 오후 6시 10분이면 어김없이 회의실 불이 켜지고 남녀공무원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한글공부를 위해서다.

교육생은 120명의 충북도청 공무원들. 직원에서부터 간부들까지 나이와 직위가 다양하다. 대학캠퍼스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들처럼 표정들이 진지하다.
지난해부터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 ‘우리글 사랑운동’을 펴온 충청북도가 직원들의 공감대 을 위해 이달 11일부터 ‘국어능력 향상 특별교육’을 하고 있다. 의무사항은 아니다. 희망자들에 한해 퇴근 뒤 하루 1시간씩 4주간 코스로 운영된다.

이들은 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원장 김희숙) 주관 아래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어휘, 문법 등 6개 분야에 대한 국어강의를 듣는다. 이론보다는 실무에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내용들이 교육의 주를 이룬다. 공직자들을 위한 맞춤형으로 입소문을 타고 인기다.

교육에 참가한 한 공무원은 “교육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교육생이 매일 100명에 이를 정도로 학구열이 뜨겁다”고 강의실 분위기를 전했다.
학교 졸업 후 오랜만에 받는 국어교육이라 어렵기도 하지만 배우는 내용들이 계획서와 공문서 기안문 작성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충북도청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직원들 반응에 놀라는 표정이다. 교육을 처음 기획 했을 땐 ‘신청자가 적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 했지만 예상을 깨고 사람들이 몰려들어서다.

그는 “신청자가 120명에 이르러 정말 놀랬다”면서 “교육이 끝나면 신청자를 받아 도청 자체에서 국어능력인증시험도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이처럼 직원들이 한글 사랑에 앞장서는 곳은 충북도가 유일하며, 이는 매우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 평이다. 특히 도청이 자리 잡은 청주가 고인쇄박물관이 있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가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는 시각이다.

한편 충북도는 지난 2월 어려운 한자 투의 행정용어를 알기 쉬운 한글로 순화하는 등 우리 말, 우리 글 사랑운동을 적극 벌여 효과를 보고 있다.

국어능력가점제도를 두는 등 우리말·글 사랑운동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글문화연대로부터 ‘우리말 사랑꾼’ 상을 받았을 정도다. 김기원 충북도 문화예술과장이 ‘전국 최우수 국어책임관’으로 뽑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장을 받았다.

또 3차례의 행정용어순화 자문회의를 열어 외래어·외국어 114개 어휘를 확정자문순화어로 결정, 국립국어원에 통보해 순화어로 지정 받게 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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