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경제 부작용 '확대될라'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이은정 기자, 이지은 기자]은행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초저금리' 시대가 왔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 투자 급증, 통화정책 기능 마비 등 초저금리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2%대로 떨어졌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자유자재정기예금' 금리는 연 2.93%로 하락했다.
또 대부분의 시중은행 예금금리도 소비자물가 상승률(9월말 기준 3.6%)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키위정기예금 금리를 연 3.55%에서 3.45%로 낮췄고, 신한은행도 1년 만기 월복리적기예금 금리를 연 3.7%에서 3.6%로 끌어내렸다.
예금 뿐 아니라 대출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기준 코픽스 금리는 전월 대비 0.07%포인트 떨어진 연 3.09%를 기록, 4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7월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가 3개월 연속 동결되면서 저금리 기조는 한층 더 심화되고 있다. 세계 주요국에 비해 탄탄한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수요를 바탕으로 외국인들의 국채매입이 급증한 것이 근본적인 이유다.
문제는 그동안 은행 예금에 몰렸던 유동성이 초과수익을 찾아 빠져나가면서 투기가 횡행하고 버블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 예금금리가 하락세를 보였던 지난 8월과 9월, 은행권의 수신 잔액은 각각 3조5000억원, 3조3000억원 감소했다.
또 낮은 대출금리를 바탕으로 레버리지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노리려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경기회복에 맞춰 금리가 적당히 올라가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요즘처럼 금리가 경기회복 수준에 따라가지 못하면 기업에 투자되어야 할 돈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으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를 이용한 투기가 늘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요즘 증시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
코스피지수가 꾸준히 오르며 어느새 1900선까지 돌파하자 서서히 빚의 유혹에 넘어가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신용융자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이 그 증거다.
코스피지수가 1800을 넘어서던 9월 초순, 4조9000억원대였던 신용잔고 규모는 지난 15일 기준으로 5조3232억원으로 늘어났다.
신용잔고 규모가 5조3000억원대로 올라선 것은 2007년 8월 이후 3년 2개월여만이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2000을 돌파한 직후였다. 2000 돌파를 앞뒀던 2007년 6월에는 신용융자 규모가 6조원대를 훌쩍 넘었었다.
1900시대 주도주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의 지난 15일 기준 신용잔고는 257억원이다. 이는 지난달 30일 150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늘어난 숫자다. 포스코의 신용잔고도 지난달 말 279억원에서 338억원으로 6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미수금 잔고도 최근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14일 미수금잔고는 2422억원으로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10거래일 중 미수금잔고가 2000억원이 넘은 날은 5일이었다. 나머지 5일도 2000억원대에 육박했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미수금 잔고는 1000억원대 중반을 유지했다.
은행에서 빠져나온 돈은 부동산 시장으로도 흡수되고 있다. 주요 흡수처는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다. 이들 상품은 주택처럼 매각 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임대를 통해 매달 고정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의 대표주자인 상가는 주택과 달리 대출 제한이 없는 상품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상가 초기 투자금을 낮추기 위해 50% 이상 대출을 받는 투자자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수익형 부동산 상품 투자시 레버리지 효과를 지나치게 기대하면 위험할 수 있다. 레버리지 효과란 타인자본을 이용해 자기자본에 대한 수익률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지금같은 초금리 시대에는 레버리지를 잘 사용하면 약이 되지만 반대로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독이 될 수 밖에 없다. 대출비중이 높을 경우 수익률보다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그는 "상가 투자시 대출은 자산의 30% 안팎을 지키되 향후 금리인상을 고려해 20% 정도로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투자금의 40~50%를 융자로 충당한 투자자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은 줄였을지 몰라도 금리가 오르면 해결책이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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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와 주택시장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경매시장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시세보다 싼 물건을 초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사 시세차익을 보겠다는 심산에서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초저금리만 믿어 경매시장에 뛰어들었다가 경매로 부동산을 다시 넘기는 악순환이 올 수 있다"며 "투자 개념으로 대출을 받아 상가나 오피스텔, 다세대 주택 등을 구입한 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할 수 있으니 낙찰가의 반을 넘지 않는 수준의 대출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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