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자 "리츠-부동산펀드에 길 있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1989년 4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아파트 투자 열풍이 불었다. 당시 자고 일어나면 수천만원이 올랐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강남 아파트 투자 열풍이 불기시작 한 후 20년 남짓한 시간 동안 부동산 투자는 재테크의 최고수단으로 인식됐다. 부자되는 지름길이 곧 강남 재건축 투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확실한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졌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인식은 2010년을 전후로 달라졌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아파트를 투자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하우스푸어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아파트 가격이 과거처럼 급등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아지면서 부동산 직접 투자도 자연스레 재테크의 후순위로 밀려났다.
그러면 과연 10년 후 부동산 투자시장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간접 투자상품인 리츠(부동산투자회사: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와 부동산펀드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무너지면서 직접 투자보다는 위험도가 낮은 간접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 주요 근거다. 정부가 부동산 간접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해 리츠의 국내 주택을 제외한 부동산 처분제한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키는 등 각종 규제를 풀고 있다는 것도 간접투자시장 활성화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정태진 제로인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엔 간접투자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며 "대다수 간접상품은 개인이 투자하기에 부담스러운 대형 부동산에 투자해 배당금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운용되며 전문가들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리츠, 부동산과 주식을 한번에 거래
리츠는 주식을 발행해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주식 시장에 공모 시 공모주 청약 또는 공모 후 상장된 주식을 취득해 투자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 임대 및 매각 수익의 일부도 투자자들에게 배당된다. 2001년 국내에 도입됐지만 그동안 개인투자자 보다는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져 왔다.
하지만 지난 5월과 9월 회사 실체가 있는 개발전문 리츠인 '골든나래개발리츠'와 '다산리츠'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참여도 조금씩 느는 추세다.
골든나래리츠는 개발이 가능한 자기관리형 리츠로 거제시 소재 고현동 토지를 매입해 지하 1층, 지상 16층의 복층형(연면적 2만4974.88㎡) 주상복합오피스텔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거제시 고현동 개발사업을 통해 투자자에게 연 평균 15%의 배당수익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초 배당은 3년 후에 배당할 계획이다. 추가 개발 예정인 부동산은 경기 청평 콘도미니엄과 강화도 대중골프장 등이다.
이에 반해 다산리츠는 이미 지어진 건물에만 투자할 수 있는 자기관리형 리츠다. 공모 자금을 바탕으로 서울 잠실과 부산 해운대 프로젝트 등 2건의 프로젝트를 통해 부동산 임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들의 주가 성적표는 엇갈린다. 골든나래리츠 주가(12일 종가)는 1만2100원으로 공모가(5000원) 보다 2.5배 정도 뛴 상태지만 다산리츠 주가는 공모가(1000원)보다 낮은 828원에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리츠에 투자할 때 자산관리회사(AMC) 등 실제 운용주체의 운용능력 등을 파악하고 리츠의 운용 대상 부동산의 사업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는 현재 운용 중인 부동산에서 배당 수익을 기대하는 것보다 개발 후 매각차익 등에 대한 수익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 이에 반해 실체형인 자기관리리츠는 사업목적, 투자 대상 부동산, 주주 및 임원구성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서길석 한국부동산투자운용협회 회장은 "리츠는 정부의 인가를 받고 관리·감독 하에 진행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직접상품보다 안전하고 투명하다"며 "하지만 투자시에는 반드시 리츠의 사업목적, 재무상태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펀드, PF에도 투자가능..고위험·고수익 상품
부동산펀드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성한 후 이를 전문적인 투자기관(자산운용 또는 관리회사)이 부동산개발사업, 수익성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Project Financing) 등에 투자해 발생하는 운용수익을 분배하는 상품이다.
종류는 크게 임대운영형 펀드와 대출형 펀드로 나뉜다. 임대형 펀드는 업무용·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 수익과 매매 차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대출형 펀드는 부동산 개발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대여해 대출 이자를 지급 받는 PF 방식으로 운용된다.
투자 대상은 상가, 오피스, 미분양 아파트 등 다양한 부동산으로 리츠 상품과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부동산 PF를 통해 발행된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은 부동산펀드만 가능하다.
대다수의 국내 부동산 펀드가 PF와 연계돼 있다 보니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연 8~15%의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지만 개발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손실을 볼 수 있다. 실례로 최근 3년동안 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을 보면 사모펀드인 해외부동산형 아-태리츠재간접펀드의 수익률은 111.71%를 기록했다. 하지만 해외부동산형 일본리츠재간접펀드는 -53.05% 손실이 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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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망 FN가이드 애널리스트는 "개인이 소액으로 부동산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부동산경기가 침체기일때는 빠른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한 투자자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정태진 애널리스트도 "부동산펀드가 채권펀드와 비슷하지만 국내에서 운용되는 상품 대부분이 PF에 투자하는 대출형 펀드 상품이라 국채보다는 위험도가 높다"며 "투자하기 전에 어떤 사업에 투자하는 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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