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국감..결정적 '한방'이 없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반기에 접어든 올해 국정감사가 '흥행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준비 부족과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 정부의 자료 제출 거부 등으로 올해에도 '맥빠진 국감'이 재연되고 있다.
여야는 모두 지난 1주일 국감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국감은 예년에 비해 정치적 대립 없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도 전날 열린 '국감 1주차 점검회의'에서 "이명박 정부의 말뿐인 공정사회의 실체를 규명하고 무리한 4대강 사업의 폐해와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부실 국감' 책임론에 대해선 여야 모두 상대방에 떠넘기는 모습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서민정책을 점검해야 할 국감에서 4대강 사업 폄하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국력을 저해하는 소모적 논쟁을 삼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정부의 자료 제출 불응과 한나라당의 증인채택 거부, 피감기관의 답변 태도 등을 거론하며 "국정감사를 꼭 해야되는지 고민할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도달해 있다"고 도달했다.
당초 이번 국감은 사실상 18대 국회 마지막 국감인 만큼 여야간 치열한 정책대결이 예상돼 왔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내년부터는 여야 모두 '선거 모드'에 돌입해 국감은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올해에는 천안함 사태를 비롯해 4대강 사업, 외교부 채용 비리 등 굵직한 이슈들이 산적한 만큼 어느 때 보다 치열한 국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정적 '한방'이 없다"는 푸념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적 의혹을 해소시킬 수 있는 증거 공개도 없는데다, 일부 상임위에선 국감 당일까지 증인채택을 의결하지 못해 파행을 거듭하기도 했다. 심지어 예년 자료에 통계 숫자만 바꿔만 질의하는 의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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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맥빠진 국감이 재연되는 이유는 무엇 보다 여야 의원들의 준비 부족이 일순위로 꼽힌다. 민주당의 경우 국감 전날까지 전당대회를 치른 데다, 국무총리와 외교통상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 등으로 국감 준비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한나라당도 국정 하반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민주당의 '4대강' 공세에 맞서 일방적인 정부 감싸기에 치중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매년 국감이 국회의원들의 '치적 홍보'에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감 기간과 피감기관 숫자를 고려할 때 상시국감이 필요하다"면서 "국회의원이 우선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국감을 자기 과시용 수단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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