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다 더 좋은 유럽시장 빗장 풀렸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국과 유럽연합(EU) 양국이 6일 브뤼셀에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하면 양국 의회의 비준 동의를 거치는 내년 7월부터 세계 최대의 시장이 활짝 열릴 전망이다. 양국간 FTA는 내년 7월 잠정 발효되며 정식 발효까지는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잠정발효라고해도 협정문 내용의 99% 이상이 효력을 갖게 돼 정식발효와 별다른 차이는 없다.
▲세계 1위 경제권 2위 교역파트너 거대시장 열린다 = EU는 세계 제1위 경제권이자 한국의 제2위 교역 파트너라는 점에서 과거 칠레나 페루 등과의 FTA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EU는 27개 회원국에 인구가 5억명에 이르고 국내총생산(GDP)은 18조달러(미국 14조달러)로 세계 GDP의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EU의 11대 수출대상국, 8대 수입대상국이다. 우리나라의 대 EU수출품목은 선박, 휴대폰, 자동차, LCD, 자동차부품 등으로 이들이 전체 수출의 약 68.6%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의 대EU 주요 수입 품목은 의약품, 승용차, 자동차부품, 집적회로반도체 등으로 대EU 전체수입의 약 29.6%를 차지하고 있다.
▲한미 FTA보다 효과 크다 = 주요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한-EU FTA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대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최소 2%이상 끌어올리고 수출은 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코펜하겐연구소는 EU는 최대 43억유로(실질GDP의 0.05%), 한국은 최대 100억유로(실질GDP의 2.32%) 소비자 후생 증가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우리경제가 GDP 2∼3%의 추가 성장하고, 수출물량 2.5~5%의 추가 확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GDP증가면에서 한-EU는 3.08%로 한-미(1.28%)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수출(64억7000만달러), 수입(63억4000만달러) 모두 증가해 무역수지는 1억3000만달러 만큼 흑자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EU로부터의 부품소재 수입이 늘어날 경우, 수출 경쟁력면에서 일본보다 우세해 무역역조의 원인이 되는 일본산 부품 및 소재 수입이 유럽산으로 대체돼 연간 19억달러의 대일 무역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산 자동차 가전 휴대폰 수출늘고 EU 자동차 와인 수입 늘어= 양국은 협정문에서 공산품 전 품목에 대해서는 EU는 5년 이내에 관세를 모두 철폐하고 이중 99%는 3년 이내에 철폐키로 했고, 한국은 7년 이내에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양측 관심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양측 모두 3∼5년 내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으며, 양측 모두 민간품목이어서 즉시철폐에서는 제외했다.
모두 중형/대형(배기량 1500ccd초과)자동차에 대해 3년 이내, 소형(1500cc이하)자동차는 5년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EU의 중형/대형 자동차 관세가 현재 10%대여서 3년내 철폐시 매년 3.3%의 관세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미국 자동차의 관세가 2.5%임을 감안하면 한미 FTA의 즉시철폐 이상의 효과에 해당한다.
다만, 양측 모두 가장 민감한 품목인 쌀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양국간 교역상위 품목을 중심으로 서로 상대방에 대한 수출과 투자가 확대되고 쌀을 제외한 농수축산물 등에서의 피해가 예상된다.
▲유럽 법률시장, 서비스 앞세워 한국시장 공략 우려 = EU는 서비스산업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서비스분야의 진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코펜하겐연구소와 한국경제연구원은 양국간 FTA로 증가하는 교역증가액 가운데 절반이 서비스 부문에서 이뤄질 것으로 평가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국내 서비스생산이 0.8∼3.5%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U의 서비스시장은 대부분 개방돼 있어 우리가 시장개방을 요구할 분야는 적은 편이다. EU는 금융, 법률, 유통, 운송, 통신, 방송(뉴스서비스)시장에 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유럽 특히 영국의 대형로펌(법무법인)등이 국내시장에 진출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강유덕 부연구위원은 "EU 일부 국가의 경우, 서비스산업 경쟁력이 한국보다 뒤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며, 실제로 이 국가들을 상대로 산업별 서비스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시장방어적 자세보다는 해외시장 진출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미 FTA 후속대책으로 마련됐던 보완 대책에 한-EU FTA내용을 추가해 종합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서비스업, 축산업, 농업 등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철저한 연구와 지원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