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2008년 9월15일. 158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4위의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6130억달러의 부채를 안은 채였다. 뉴욕 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는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점화되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2년이 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10월말, 900선까지 일시 무너졌던 코스피지수는 어느새 1800선 위로 올라왔다. 당시 썰물처럼 자금을 빼 나가며 주가 폭락을 야기시켰던 외국인들이 대형주에 대한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전날 연고점 기록을 다시 쓴 후 밀렸지만 여전히 시장분위기는 좋다. 새벽 미국 다우지수가 소폭 조정을 받았지만 그간 상승에 따른 기술적 조정 수준이다. 나스닥은 상승마감했다. 국내증시의 전날 조정도 숨고르기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9월 한달간(14일 기준) 총 2조18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8월 한
달간 외국인의 누적순매수가 339억에 불과함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외국인이 9월부터 산 종목은 운수장비(자동차, 조선), 철강금속, 운수창고(해운, 항공), 건설업 등의 업종을 대형주였다. 당연히 이들 종목만 올랐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주는 상승장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2005년에서 2007년까지 대세상승장에서 시가총액 100위에서 400위까지 중소형주가 대형주를 아웃퍼폼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상승종목과 하락종목 비율인 ADR 지표도 현재 96%로 과거 장기 박스권 돌파 때 기록한 130% 이상의 ADR 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시장분위기가 좋아졌다지만 여전히 전체 종목이 고루 시세를 낼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드물다. 시장 에너지가 제한적이어서 갈 종목만 간다는 분석들이다.


SK증권은 내구소비재를 주목했다. IT 가 재고부담으로 경기기대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에 비해 경기소비재섹터는 7 월 이후 상대적 강세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경기선행지수의 중요 항목인 M2 증가율이 7 월을 저점으로 상승해 4 분기 선행지수 상승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데, 시장도 이러한 기대감을 서서히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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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중소형주에 관심을 돌릴 때라는 역발상을 제안했다.


유주형 애널리스트는 "과거 지수 레벨업 국면에서는 시장의 에너지가 제한돼 보통 대형주가 먼저 오른 후 중소형주가 따라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가 언더퍼폼하고 있는 상황에서 '망둥이(대형주)'도 뛰는데 '꼴뚜기(중소형주)'도 덩달아 뛸수 있는게 아닌가 살펴보고 싶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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