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16개국, 협상타결 29개국, 협상 중 21개국, 여건조성 7개국…“이행준비 절실”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기획특집 시리즈] ‘총성 없는 국경전쟁’ FTA(상)
윤영선 관세청장, “발효 대비한 기업들 꼼꼼한 준비” 강조
중·소수출기업 및 국민들 인식부족, 공감대 떨어져 큰 문제
지난 7일 재계·경제계 대표 18명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미 FTA 비준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등 경제사절단은 5박6일간 FTA 비준을 위한 여론몰이에 나섰다. 시카고시장, 일리노이주지사 등 여론주도층들을 만나 경제협력증진을 논의하고 FTA 비준에 협조를 당부했다.
지난해 두 나라는 약 670억 달러의 교역을 기록할 만큼 거래규모가 컸다. 미국은 우리의 제3위 교역국, 우리는 미국의 제7위 교역국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관세가 내려가고 비관세장벽 철폐에 따른 시장접근이 쉬워져 추가설비투자 없이도 산업경쟁력이 높아진다.
논의 중인 한·중 FTA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 봄 한·중 정상회담에선 FTA 추진의지가 확인됐다. 2년간 늦춰졌던 한·중 FTA 산·관·학 공동연구도 마무리됐다.
일본과의 FTA 논의도 이뤄진다. 한·일 FTA 협상재개를 위한 국장급 실무협의가 오는 16일 동경서 열린다.
최근 페루와의 FTA 협상타결로 중남미시장의 FTA가 탄력을 받는다. 콜롬비아와는 연내 타결 가능성이 높다.
유망 수출신흥시장인 남미공동시장(MERCOSUR), 베트남, 몽골과도 협상의 물꼬가 터진다. 특히 세계 1위, 2위 경제권인 유럽, 미국과 FTA를 맺은 점이 돋보인다. 이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FTA 늦깎이’이던 우리나라가 2003년 동시다발로 FTA를 밀어붙인 이래 각 대륙에 우리의 FTA 교두보를 굳혔다.
◆FTA로 얻을 수 있는 혜택들=정부와 기업들이 왜 FTA에 올인 하는 것일까.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FTA체결은 ‘경제영토 확장’으로 불린다. 나라간 무역에서 배타적 특혜를 주는 국제적 약속이기도 하다.
다자주의원칙을 바탕 가맹국들에게 최혜국대우를 보장하는 세계무역기구(WTO)와는 다르다. 따라서 회원국 간의 거래 땐 무관세나 낮은 관세를 적용한다. 가격경쟁이 생겨 수출, 생산, 고용에 유리해진다. FTA 회원국간 거래 때도 자유로운 교역이 이뤄져 상품수출·입이 쉽다.
FTA는 상품의 관세철폐 외에도 서비스, 투자자유화까지 아우르는 흐름이다.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경쟁정책, 무역구제제도 등 정책의 조화부문까지 협정대상 범위가 넓어지고 혜택도 커진다.
◆걸림돌과 문제점들=FTA를 통한 지구촌국가들의 교역량비중이 전체의 50%를 차지하지만 우리는 낮다. 미국, EU, 인도와의 FTA가 발효돼도 35%를 약간 웃돈다. 대외경제규모가 국내총생산의 70% 이상인 나라치곤 미미하다.
우리의 FTA는 아직까지 큰 실속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미 FTA의 경우 2007년 6월 타결 후 아직 발효시키지 못한 채 묶여있다.
미국은 쇠고기, 자동차 등 민감한 품목에 대한 자국 내 노조반발로, EU는 재정위기수습 등으로 의회비준이 미뤄지고 있다. 결과 우리나라 전체교역액 중 FTA를 맺은 나라와의 교역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14%에 머문다.
FTA 이행준비도 허술하다. 한·EU FTA는 내년 상반기, 한·미 FTA는 내년 하반기 발효될 전망임에도 기업들 준비가 부실하다. 국민들의 인식부족, 낮은 공감대도 아쉽다.
◆FTA 이행대책 왜 서둘러야 하나=FTA활용을 위한 인증수출자지정, 원산지관리시스템 도입 등의 준비가 거의 돼있지 않아서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속수무책이다.
윤영선 관세청장은 “FTA가 발효되면 막연히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중소수출입기업들이 막상 기회가 왔을 때 써먹지 못하게 된다”며 꼼꼼한 이행준비를 강조했다. 글로벌시대 FTA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어서 발효 후를 대비한 준비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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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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