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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다는 '조기종료 ELW'도 깡통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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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W 보다 안전 설계라지만 기대수익 적고 손실 리스크는 그대로
-종료 가격 언저리땐 가격 급등락..원금 90% 이상 날릴수도

#1.개인투자자 김 모씨는 만기 때 193.5포인트로 행사할 수 있는 '삼성0419KOSPI200조기종료콜 ELW' 1000주를 구입했다. 이 상품은 주당 1305원으로 총 투자원금은 130만5000원이다. 그는 현재 234.72를 기록하고 있는 코스피200지수가 250포인트까지는 오를 여력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 상품의 전환비율은 25, 지수가 250까지 오르면 김 씨는 총 141만2500원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의 가격산출 공식[(만기시 기초자산 가격-행사가격)x전환비율x증권수=(250-193.5)x25x1000=1412500]을 적용한 결과다.

하지만 지수는 김 씨의 예상과 달리 꾸준히 하락했고, 조기종료 가격인 205포인트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지수가 206포인트를 기록하자 손해를 보더라도 팔고 싶어졌다. 해당 상품이 조기종료 될 경우 최소 8만6250원[(205-193.50x0.3x25x1000]만 손에 넣을 수 있는 반면 206포인트에서는 원금의 약 25% 정도인 31만2500원을 되돌려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의 그런 기대는 이내 물거품이 됐다.
조기종료 가격으로 다가갈수록 단기 차익을 노리는 매매세력이 활개를 치면서 심하게 요동을 쳤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타이밍을 찾지 못하고 ELW가 상장폐지되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130만5000원을 투자한 김씨에게 남은 돈은 10%도 안되는 8만6250원이었다.

#2.조기종료 ELW를 사들인 투자자 이 모씨도 속을 끓이고 있었다. 지난 번 1000주를 매입했다 실패한 외국계 모 증권사의 조기종료 콜 ELW 때문이다. 이 상품의 행사가격은 201.25포인트, 조기종료 기준가격은 213.75포인트, 전환비율은 20이었다. 당시 이 씨는 '조기종료 ELW가 안전하다'는 말을 듣고 72만5000원을 투자했지만 결국 KOSPI200지수가 조기종료기준가격에 도달해 ELW는 상장폐지됐고, 7만5000원[(213.75-201.25)x0.3x20x1000]만 돌려받았다. 하지만 같은 날 일반 ELW에 투자했던 회사 동료는 이 씨와 같은 기초자산에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자산 가격이 다시 회복됐다. 동료는 손실을 모두 만회하고 수익까지 누리고 있었다. 이 씨는 현명한 '손절매'를 택했지만 결국 행운의 여신은 동료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위 사례들은 '조기종료ELW(KOBA워런트ㆍKnock Out Barrier 워런트)'에 투자했을 때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기존 ELW에 비해 안정성이 확보된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수익을 볼 수 있는 '장밋빛 상품'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6일 기존 ELW의 단점을 보완해 KOBA워런트를 출시했다. 당초 일반 ELW는 무한대의 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반대의 경우 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이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단점을 보완한 KOBA워런트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3일째를 맞은 이날 KOBA 워런트의 총 거래대금은 총 7713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첫날인 6일 KOBA 워런트의 거래대금(87억6521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88배나 늘어난 규모며, 전체 ELW 시장 거래대금 규모(2조1110억원)의 36.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KOBA워런트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는 있지만, 항상 투자자에게 득이 되는 것은 아닌 만큼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한 번 조기종료가 될 경우 코스피200지수가 투자자의 예측대로 움직인다 해도 이익을 누릴 수가 없고, 코스피200의 변동성이 예상보다 커 투자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상품이 청산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원금을 모두 잃지는 않지만 최악의 경우 약 10% 정도만 되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숙지해야 할 점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조기종료 발생 기준가격에 가까워질수록 가격변화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요소다. KOBA워런트의 경우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가격에 다가간다는 것은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다시 기준가격에서 멀어질 경우 이를 이용해 엄청난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ELW의 가격은 급등락을 보일 수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조기종료 기준가격에 다가갈수록 투자자들은 기준가격에 도달하기 전에 너도나도 ELW를 팔기를 원한다"며 "이 때문에 평소에는 주가가 1% 변하면 상품도 1% 변하며 인덱스펀드와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다가도 기준가격 근처에서는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연구위원은 "조기종료 기준가격 근처에서 인위적으로 기초자산의 가격을 조종할 수 있는 여지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유동성공급자와 개인투자자 간의 정보비대칭을 줄이기 위해 조기종료 후 계산되는 평가가격과 관련해 공정한 가격을 사전에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KOBA워런트 거래 활성화를 위해 유동성공급자와 발행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호가제시 의무에 대한 보상 제공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조기종료ELW(KOBA워런트ㆍKnock Out Barrier 워런트)=일반ELW에 조기종료(Knock-Out)조건이 부여된 워런트로 우리나라에선 KOBA(Knock-Out)로 불린다. 조건이 충족하면 거래는 즉시 중단되며 해당종목은 상장폐지된다.

상장폐지가 결정된 이후 3시간 동안은 기초자산의 가격을 관찰해 잔존가치를 계산,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잔존가치는 '(조기종료평가가격-행사가격)x전환비율'과 '(조기종료발생기준가격-행사가격)x30%x전환비율' 중 높은 가치를 적용해 지급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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