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들이 29일 줄줄이 자진사퇴하면서 향후 정국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6.2지방선거, 7.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울고 웃었던 여야는 희비가 또 엇갈렸다.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여야의 주도권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개각비판 여론 줄었지만 당청관계 재정립 등 난제 수두룩
한나라당은 총리 및 장관 후보자의 사퇴로 8.8 개각에 대한 비판 여론에서 다소 벗어났다. 특히 김태호 총리 비준과 문제있는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놓고 불거질 수 있는 극단적인 여야 대립구도가 해소된 것은 다행이다. 앞서 한나라당 지도부와 청와대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서도 총리 인준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을 견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여권 집권 후반기 핵심 화두인 공정사회와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 인사문제로 첫출발부터 꼬여버린 것. 아울러 당청관계의 재정립 여부도 관심사다. 현 지도부는 지난 7.14 전당대회 과정에서 수평적 당청 관계를 강조해왔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당청관계는 근본적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의원총회는 시발점이었다. 19대 총선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수도권 친이계 소장파 의원들이 대통령의 인사권이라는 예민한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불가론을 제기했다. 30~31일 1박2일의 일정으로 열리는 정기국회 대비 연찬에서는 인사검증에 대한 청와대 민정라인의 책임론이 본격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김태호 후보자의 낙마사태로 여권의 국정 추진력이 약화됐지만 김태호 불가론의 민심을 관철시킨 여당의 입김이 커졌다"면서 "당청관계에서 당의 영향력과 자율성이 커지면서 향후 여야의 협상이나 대화 국면이 보다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 정국주도권 회복...대여공세 강화할 듯
민주당 주변에는 웃음꽃이 넘친다. 7.28재보선 참패로 잃어버린 정국 주도권을 되찾은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창과 방패가 치열하게 맞붙었던 청문회 정국에서 완승을 거둔 것이다. 한나라당의 절반에 불과한 소수 의석으로 제1야당의 존재감을 한껏 과시했다.
민주당은 내친김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민주당 소속 국회 교과위원과 보건복지위원들도 각각 성명을 발표해 이주호, 진수희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아울러 9월 정기국회에서 4대강 사업과 남북관계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여권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은 현 지도부가 10월 전당대회를 앞둔 임시 지도부의 성격인 만큼 본격적인 대여전략 마련에는 한계가 없지 않다.
한편, 이번 인사파동은 차기 대권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윤희웅 실장은 이와 관련, "40대 총리를 내세워 차기 대권구도를 관리하려던 대통령의 구상이 엇나갔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 등 기존 여야 잠룡들의 위상이 보다 견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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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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