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측에 "기업들 자발적 제재 참여" 설명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정부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 요청의 '공'을 기업들에게 넘겼다.
미국 국내법에 따른 대이란 제재 조치에 정부가 전면에 나서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기업 차원의 자발적 제재 참여를 요청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4일 "로버트 아인혼 미 대 북한ㆍ이란 제재 조정관이 대니얼 미 재무부 테러ㆍ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와 함께 과천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우리 당국자들과 대이란 금융제재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인혼 조정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금융당국과 기관이 이란 멜라트은행과의 거래에 신중하게 대처해 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트은행에 폐쇄 등 강한 제재 조치를 해 달라는 얘기다. 미국은 지난 3월 글레이저 부차관보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멜라트은행 제재를 요청한 바 있다.


국내 유일 이란 은행인 멜라트은행은 지난달 초 미국의 대이란 제재법에서 제대 대상으로 지정됐고, 외환은행 등 우리 금융기관은 지난달 9일 이후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들은 아인혼 조정관의 요청에 대해 "한국은 유엔의 이란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 멜라트은행 거래 중단 문제는 국내 시중은행들이 선택해 취하는 조치들이다. 우리 은행들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서 미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자발적으로 제재에 참여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 국내법에 따른 이란 제재에 정부가 무리하게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는 피하고 싶다는 속내다.


게다가 현재 많은 기업이 이란에 진출해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란에는 삼성물산ㆍLG상사ㆍSK네트웍스ㆍGS건설ㆍ대림산업ㆍSTXㆍ두산중공업 등 대기업만 18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또 원유ㆍ가스 개발과 연계해 화학 및 건설 프로젝트도 꾸준히 발주되고 있다.


이란은 앞서 2005년에는 미국이 주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핵 관련 결의안에 한국이 찬성하자 그해 말부터 다음해 3월까지 한국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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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자는 "대이란 제재조치에 포함되지 않은 정상적인 무역은 최대한 우리가 보호 할 예정이고, 정상적인 교역을 위한 자금결재 라인 확보를 위해 우리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사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조치에는 기업들이 스스로 판단해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국 기자 in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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