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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합병 8년째 '국민銀'..인사 채널주의 여전

최종수정 2010.08.02 13:44 기사입력 2010.08.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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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지난주 금요일. KB국민은행 본점에 근무하던 A직원이 일선 지점으로 인사 발령이 났다. 이 직원은 본인의 인사 이유를 '채널 맞추기'라고 설명했다. 옛 국민은행 출신과 주택은행 출신들의 부서내 머릿수를 조정하기 위해 본점에 들어온지 1년도 채 안돼 다시 나가게 된 것이다.

어윤대 지주회장과 민병덕 행장 선임 이후 한창 진행 중인 조직개편에서도 고질적 채널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단면이다.
더 큰 모순은 민 행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29일 취임식에서 "연공서열을 파괴해 성과를 최우선시 하겠다"며 능력있는 직원이며 누구나 출세(?)할 수 있는 성과중심의 문화정착을 6대 경영목표 중 하나로 내세웠다. 그런데 같은 자리에서 "내가 국민은행 출신이니 직원들의 정서를 반영해 과거 주택은행 출신들을 주요 보직에 더 많이 기용하겠다"고 언급하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었다.

일부 직원들은 "은행 내 파벌갈등을 계속 가져가겠다는 소리냐"며 "행장님이 말실수 하신것 같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많은 시중은행들이 인수·합병(M&A) 과정을 거쳤지만 국민은행만큼 출신 세력간 수싸움이 치열한 곳도 없다. 주택은행과 합병한지 8년이 지났지만 서로를 채널1(옛 국민은행 출신)과 채널2(주택은행 출신)로 부르고 인사철마다 본점은 물론, 각 지점까지 출신별 수맞추기 인사가 암묵적으로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A직원 처럼 말이다.

진정한 성과주의란 어느 출신인지 따지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국민은행 출신 직원의 능력이 뛰어나다면 행장이 어느 은행 출신이냐를 떠나 모든 임원 자리를 꿰찰 수도 있는 법 아닐까.

이미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민 행장의 말대로 국민은행은 이대로 주저 앉느냐, 새로이 도약하느냐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있는 지금이 진정한 '직원들의 정서'를 반영한 인사가 무엇인지 주목해야 할 때이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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