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바람만 실컷 잡은채 주택거래활성화대책이 무위로 끝났다. 이번 대책안의 핵심이었던 대출 여력을 늘려주는 방안에 대해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정부의 엇갈린 입장차에 대해 이해보다는 체념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8월께 금융, 부동산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정책을 내놓겠다고 달랬으나, 집이 안팔려 밤잠을 설치는 국민들의 마음은 어둡기만 하다.
◇DTI "가계대출만 증가" VS. "집값 급락 제동"= 지난 21일 열린 주택거래활성화대책 마련을 위한 관계부처장관회의를 가졌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회의 후 "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했다"면서도 "시장을 좀 더 면밀히 살펴 심도싶은 논의 후 현 시장에 맞는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결론이 없다는 뜻이다. 이날 국토부는 갑작스런 관계장관회의로 어수선했다. 사전에 연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 장관이 브리핑을 한다는 것마저도 추후 연락을 받은 상황이었다. 이에 3개 부처 장관이 미리 입을 맞춘 뒤 정 장관을 부른 게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날 회의가 필요했던 이유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완화 문제 때문이다. 국토부는 DTI를 비투기지역에 한해 5~10% 가량은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집값 급락은 막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면서도 부동산 시장 붕괴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타 부처는 DTI 완화는 서민 정책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대출 여력을 늘려 주택 거래를 할 수 있는 부류가 누구인지 생각해야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출 여력이 늘어날 경우 막대한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하는 상황에 몸을 사린 것으로 분석된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1시간30여분이 지났지만 결론은 없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DTI를 제외한 몇 가지 시장 진작책은 4개 장관이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장관들은 DTI 완화를 제외한 시장 진작책은 '앙꼬 없는 찐빵'에 불과하다고 판단해 아무런 정책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정부는 8월까지 시장 검토, 주무부처간 논의를 통해 금융, 세제, 부동산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재·보선 의식?, 손 놓은 '컨트롤 타워'와 한숨쉬는 '국민'= 대책 발표전, 시장은 DTI 완화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현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을 카드는 DTI 밖에 없으나, 효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었다.
하지만 얼토당토 않게 '면밀한 시장 파악'이 안됐다며 정부가 대책 마련을 미루자, 정부가 해결해주리라는 믿음을 조금씩 털어내고 있다.
특히 당초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발표하기로 했던 것을 주무부처 장관들에게 넘긴 청와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이 국토부를 제외한 나머지 장관들의 의견을 빌려 암묵적인 의사를 전달하고 정작 비상경제대책회의 안건에서는 제외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오는 28일 재·보선을 의식한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현 정부가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민심을 돌리기에 역부족이란 판단이다.
하반기 일산 아파트로 입주하는 한 입주민은 "정부의 태도에 한 숨이 절로 나온다"며 "집이 안팔려,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경제적 논리도 중요하지만 집 하나 갖고 노심초사하고 있는 민심도 중요하다"며 "하루 빨리 거래 정상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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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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