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16강 진입의 분수령이될 아르헨티나와 17일 결전을 앞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예전같으면 "무승부만해도 다행" "대패만 말았으면" 하던 국민들의 바람은 몇대몇으로 이길 것인가라는 기대로 바뀌었다. 박지성 선수를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도 "충격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리스전의 완승으로 보여준 한국축구는 세대교체에 성공했고 세계 랭킹 상위권 팀과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을 가진점, 박지성 등 해외파와 국내파들의 고른 선전은 국제통화기금(IMF)에 돈을 빌렸다가 빨리 갚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르게 회복하면서 세계 정치,경제 무대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한국경제와 닮았다는 평가다.
◆뻥축구, 허무축구서 다크호스 부상..경제는 개도국선 원조공여국 G20유치
한국축구는 1954년 스위스대회에서 처음 본선무대를 밟았다. 이후 2006년 독일 대회까지 통산 7차례 월드컵 본선에 나가 24경기를 가져 4승7무 13패를 기록했다.안방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쏘았지만 해외 원정 경기에서 16강 진입은 번번히 실패했다. 대표팀 사령탑도 외국인 감독시대가 지속됐다가 허정무 감독은 이번에 그리스전 승리로 한국인 감독 첫 승리의 기쁨도 안았다.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 된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과 53년 휴전이 끝난 뒤 1인당 국민소득은 70달러로 세계 최빈국이었다. 60년대부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되고 70,80년대 중후장대(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산업을 90년대 경박단소(반도체 가전) 2000년대 정보통신기술(ITC, 휴대전화)을 거치면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한국은 2008년 기준 경제규모는 세계 15위권, 올 1·4분기 중 수출순위는 9위권에 랭크되는 비약적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체질을 키워 위기극복의 선봉에 섰다. 그 결과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이 됐고 올해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이 됐다.
◆박지성 주축 해외파 앞장.. 글로벌 기업들은 경제 이끌어
한국축구의 글로벌 진출의 전기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국내 선수들이 해외로 대거 진출하면서 마련됐다. 박지성 김남일 안정환 송종국 등이 해외 명문클럽에서 활약했고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박지성 박주영 이청용 등 해외파 3총사가 국내파들과 함께 세계 명문클럽 출신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각 국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들 해외파들은 대부분 처음에는 주전을 뛸 수 있는 해외 클럽팀에 소속돼 활약을 보였다가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 내노라 하는 클럽으로 이적해 몸값이 파격적으로 뛰었고 실력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한국경제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 전후로 3저(환율 금리 유가)호황을 겪으면 몸집불리기에 나섰고 노조의 투쟁이 거세지면서 임금도 급등 결국 10년만에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아시아 호랑이에서 종이호랑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하지만 IMF의 보약은 산업, 금융 등 전반위에서의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을 이끌어냈고 이후 한국기업들은 환율 유가등 외생변수에 기대거나, 좁은 내수시장을 탈피해 해외로 해외로 나갔다. 1990년대까지만해도 그저그런 브랜드, 가격으로 승부하는 제품, 일본인지 국적불명의 회사였던 기업들이 이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SK 등 이름만으로도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게 됐다.
◆축구도 경제도 세대교체로 진화거듭하고 10년후 대비해야
한국 축구와 함께 남아공 월드컵에서 일본이 카메룬을 꺾고 1승을 거두었을때 한 축구전문가는 "일본의 승리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일본이 그동안 보여준 축구에 대한 열의와 막대한 투자,선수육성 노력 등에 비춰보면 지금보다는 몇 단계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축구가 곱씹어야 할 말이다.한국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축구협회가 전문지도자 육성에 나섰고 체계적인 대표선수 육성시스템을 갖추었다. 13세부터 20세까지 연령별 대표팀을 운영해 국제경험을 쌓도록 했고 유망주를 발굴해 브라질, 독일 등 해외 선진국에 유학을 보냈다. 그러나 최근 고려대 전 감독의 심판매수사건을 비롯해 고질적인 축구비리가 잇다르고 있고 축구관련 입시비리도 적지않게 터져나오고 있다. 무조건 이기는 축구에서 즐기는 축구로의 변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경제는 지표상으로 보면 세계 어느나라 부럽지 않다.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대비 1.8%증가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 회원국 중 1위에 올랐다. OECD 평균(0.7%), 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 유로존(0.2%) 보다 높다. 국가별 순위는 우리나라에 이어 스웨덴이 1.4%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일본 1.2%, 헝가리 0.9%, 미국 0.8%, 다음으로 이스라엘과 이탈리아 등의 순이었다. 수출은 지난해 사상 첫 세계 9위에 진입한데 이어 2ㆍ4분기에는 8위 진입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수출 상위 60개국의 2008∼2009년간 세계시장점유율(금액기준)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2001년 2.43%에 불과하던 수출시장 점유율이 2007년 2.65%, 2009년 2.92%로 상승하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 10위권(9위)에 진입했다. 지경부에 따르면 1∼5월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0% 증가한 1803억달러, 수입은 40.7% 늘어난 1648억달러로 무역수지는 11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오는 2014년에는 무역 1조3000억달러, 수출 6500억달러를 달성해 세계 무역 8강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다.
◆경제 무역의존도 줄이고 고령화,대졸자 대비..서비스, 내수시장 키워야
그러나 국민경제에서 대외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해외發 악재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있다. 경상 국민소득 대비 수출입 비중은 지난해 82.4%로 역대 최고였던 2008년의 92.3%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수출강국인 일본(22.3%), 세계의 공장인 중국(45.0%)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다.
경제활동의 중추인 노동공급측면에서는 세대교체가 절실하다. 정부의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저출산ㆍ고령화의 영향으로 경제활동인구에서 고령층이 향후 연평균 28만4000명 증가해 그 비중이 2008년 18.0%에서 2018년 27.2%로 증가한다. 대학진학률은 1993년 38%에서 2008년 84%까지 높아지면서 2016년 이후 학령인구가 급감하게된다. 대학정원이 현재 수준을 유지시 2023년에는 고교졸업자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20만명 가량 부족해 문닫는 대학이 늘어날 전망. 특히 전문대와 대학 졸업자는 전문대는 연간 2만8000명, 대학 연간 1만70000명 등 4만5000명이 남아돌아 실업대란이 우려된다.
정부 관계자는 "무역 의존도를 줄이려면 내수시장의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대졸자, 고령인력의 채용시장 확대를 위해서도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육성과 관련 규제 완화를 통해 내수시장을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베르트 발터 도이체방크 수석 연구원은 ""향후 한국사회는 젊은이들의 수가 줄어들 것이다.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인들이 마음을 열고 타 지역으로부터 들어오는 이민자들을 받아들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7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당면현안이자 경제의 발목을 잡는 뇌관이다.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하면 부동산담보대출의 부실화와 가계의 부실화와 파산, 경기 침체에 이은 부동산시장 폭락의 악순환을 가져온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보이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가격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위축된 것은 맞지만 수도권에 국한된 것이고, 지방은 점차 나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판단하고 성급한 대출규제는 않고 부동산시장을 면밀히 모니터일해 필요하다면 유관부처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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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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