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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미스터 쓴소리' 이한구 "쇄신 없으면 차기 대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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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박희준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정리=김성곤 기자]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여권 내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통한다. 이 의원은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양약고어구(良藥苦於口)의 신념으로 청와대는 물론 과천 경제부처의 가장 아픈 곳을 건드리며 소신을 꺾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1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6.2지방선거 참패와 관련, "쇄신없이 갈 경우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 위험하다"며 당정청 전반에 걸친 대규모의 인적쇄신을 주장했다. 또한 국가부채 논란과 관련, "정부가 기본적으로 책임의식이 없다. 재정부가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정부는 물론 여야 정당 모두 포퓰리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6.2지방선거 참패 후 여권 안팎에서 쇄신론이 비등한데.
▲이번에 아주 확실한 시그널을 국민들에게 받았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선 청와대와 일정한 거리를 둘 수 있는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청와대 참모들도 대폭 개편해야 한다. 선거 참패가 세종시 수정안 때문인 만큼 내각도 역시 총리를 비롯해 국민으로부터 지탄받은 사람은 물러나야 한다. 좋은 뜻이지만 결과가 나쁘게 나왔다면 공직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

-청와대에서는 7월 재보선 이후 쇄신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국민 입장에서는 주인을 우습게 아는 것으로 비춰져 한나라당은 더 골병이 든다. 7월 28일 재보선은 '해보나 마나'다. 선거를 망친다. 특히 쇄신없이 그냥 갈 경우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 위험하다.

-지방선거 이후 세종시 문제의 처리 방향은.
▲국회에서 표결로 처리해 빨리 수정안을 폐기시켜야 한다. 나도 원안에 반대했던 사람이지만 수정안은 비수도권에 신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수정안대로 할 바에는 원안대로 가는 게 낫다. 친박은 대략 그런 것 같고 중립쪽 의원들도 무리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속도조절 등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는데.
▲4대강은 축소 조정해야 한다. 4대강 사업은 취지는 좋은데 내용 면에서 너무 범위가 넓고 서두르고 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 문화재파괴여부, 지류 오염시설 방치, 농경지 피해, 생태계 변화 등 법·행정적으로 취해야 할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국토를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복원이 불가능한 일이다. 검사할 것은 하고 재정사정을 봐가면서 다른 사업과 비교해가면서 추진해야 한다. 4대강과 관련해 종교단체가 다 들고 일어나는데 무슨 수로 할 수 있나. (정부는) 오해라고 하는데 그 사람들이 바보인가.

-청와대에 그러한 당의 의견을 반영하는 통로가 없나.
▲그게 답답하다. 지난 2년의 문제를 회고해보면 당 지도부가 청와대의 뜻만 좇았다. 국민과 행정부의 중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해 선거에서 심판받았다. 정부를 도와주는 것하고 청와대에서 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다르다.

-선거 참패 이후 박근혜 전 대표의 역할론이 커지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과 박 대표의 신뢰문제가 전제가 돼야 한다. 박 대표도 대통령과 척질 일이 없고 서로 도우면 이득인데 이게 안된다. 청와대가 빨리 민심을 깨달아야 한다. 당에서는 친박을 끌어안아야 한다. 또한 국민이 반대하는 사업은 고집을 피워서 하지 말아야 한다. 규제개혁, 공기업과 노동시장 개혁 등 대통령이 공약한 것들은 하나도 된 게 없다. 이것들은 금년 넘어가면 못한다. 다음 정권이 우리한테 안 올 가능성도 있지만 와도 골치 아프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여야 개헌특위를 제안했다.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 논의 가능성은.
▲개헌은 야당도 찬성하지만 세종시를 빨리 정리해야 개헌을 논의할 힘이 생긴다. 세종시를 걸쳐놓고 4대강 저래놓고 개헌하자고 하면 야당에서 응하겠느냐. 개헌과 개혁을 위한 동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세종시 수정안은 빨리 폐기돼야 한다. 아울러 개헌은 정치적으로 다뤄지면 못한다. 나라를 위해서는 해야 할 문제다.

-부동산 시장 상황이 매우 어려운데.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다음 세대들은 소득이 줄고 세금이 더 나오게 된다. 집값까지 비싸고 사교육비도 많이 들면 이 사람들 생활수준을 엄청나게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소득에 비해 너무 높은 집값은 내려가야 한다. 다만 너무 급격하게 내려가면 금융기관의 대출이 부실채권으로 변한다. 이는 경제에 쇼크를 주는 게 많기 때문에 잘 조절해서 차츰차츰 가격이 내려가게 하는 게 맞다. 건설업체도 스스로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여기 살리려고 지난 2년간 없는 사람들한테 세금 거둬서 특별히 대책 마련해준 것 아니냐. 계속 부을 수는 없다.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매입하는 것도 반대다.

-국가부채 문제에 대해 정부의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정부가 기본적으로 책임의식이 없다. 자기들이 국가운영할 때 문제없으면 된다는 생각인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늘어나면 다음세대가 죽어나는 것은 확실하고 다음 정권부터 정책운영을 할 룸이 확실히 줄어든다. 다음 정권까지 안 갈지도 모른다. 공기업이 부채를 못 갚으면 정부가 갚아줘야 한다. 4대 연기금의 잠재부채가 엄청나다. 국민연금이 구멍이 나면 대책이 있나. 빨리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통계로 410조이지 세계 통계로 한 것이 아니다. 세계에서 재정을 가장 많이 푼 나라가 한국인데 지금 세계적으로 재정긴축 시대가 오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자세히 보자고 덤비면 이게 그렇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제일 큰 게 포퓰리즘이다. 정부, 정당, 사회단체 모두 어디 퍼줄 데가 없는가 생각한다. 포퓰리즘은 좌파 정당과 야당이 심한데 한나라당도 만만치 않다. 의회는 납세자를 대신해 돈 쓰는 것을 감시하라고 만든 곳인데 국회는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쓸까 경쟁한다. 포퓰리즘하는 사람은 떨어뜨리고 포퓰리즘을 남발하는 정당은 손해를 보게 만들어야 한다. 재정부도 문제다. 옛날과 달리 강단이 없다. 재정을 지킬 때는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다른 데랑 세게 싸웠다는 이야기도 못들어봤다. 김영삼 대통령 때만 해도 재정운영에 대한 공무원들의 태도는 강경했다. 정치권이 압력을 넣어도 기를 쓰고 목숨 걸고 지키려고 했는데 요새 공무원들은 한 술 더 뜨고 있다.

-원·달러 적정환율 및 금리인상을 포함한 출구전략 문제가 여전히 논란인데.
▲우선 공공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환율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때 인플레 문제는 자연적으로 나온다. 인플레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하반기에는 금리를 분명히 올릴 수밖에 없다. 환율은 수출 때문에 딸그락 딸그락 만지고 있는데 고환율은 인플레도 문제이지만 수출산업과 내수산업의 격차가 너무 심해지는 불공평 문제가 있다. 내수가 회복되지 않으면 경제가 뒷받침을 못받고 바깥에 너무 의존하게 된다. 이제 고민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 하반기에는 금리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 속도가 문제될 것이다.

◆약력
▲1945년 경주 출생 ▲ 대구 경북고 서울대 상대 졸업 ▲ 행시 7회 ▲ 재무부 외화자금국장 ▲ 대우경제연구소 사장 ▲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 국회 윤리특위 위원장 ▲ 16, 17, 18대 3선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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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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