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자국 시장에서 자본조달의 어려움을 느낀 영국의 IT기업들이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촉망받는 영국 인터넷 소프트웨어 벤처 허들(Huddle)이 대표적인 예. 이 업체는 최근 미국 메사추세츠 소재 투자사 매트릭스 파트너스가 이끄는 투자자 집단으로부터 102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 받았다.
허들의 알리스테어 미셸 대표는 “영국 시장은 너무 보수적”이라며 “영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벤처 캐피탈을 조달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큰 시장일 뿐 아니라 자금 조달 절차 또한 훨씬 간단하다”고 덧붙였다.
허들 뿐 아니라 많은 IT기업들이 영국 런던증시보다는 미국 나스닥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의 보안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소포스(Sophos)의 경우 지난 2007년 말 런던 증시에서의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뒤 나스닥 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 계획을 시행하기 앞서 소포스는 영국계 사모펀드 아팩스 파트너스(Apax Partners)에 인수됐다.
또 다른 보안전문 IT기업 메시지랩스 역시 미 증시 상장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 메시지랩스의 창립자 가운데 한 명인 조스 화이트는 “메시지랩스를 어디에 상장할 것인가를 두고 오랜 논쟁을 벌인 끝에 런던 증시를 택했지만 흔들린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메시지랩스 역시 상장을 하지 못한 채 미국 라이벌 업체 시만텍에 매각됐다.
IT자문업체 카탈리스트 파트너스의 진 타디 저버트는 “IPO를 추진 중인 영국과 유럽 고객들의 대부분이 미국 시장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의 투자자 기반이 훨씬 넓은 뿐 아니라 미국에서는 인수합병 대금 결제수단이 훨씬 광범위하게 인정된다는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미국에서의 투자 유치가 한층 더 용이해진다는 의미다.
IT기업들의 영국 증시 상장 성적이 초라하다는 것도 원인이 된다. 6주 전 교육용 IT솔루션 전문업체 프로메티안 월드는 2007년 이래 처음으로 런던 증시 메인보드에 상장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현재 런던증시에 상장된 IT기업은 총 44개, 기업가치는 총 420억달러로 집계된다. 이는 나스닥에 기업가치 2조달러에 달하는 543개 기업이 상장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영국 IT기업의 높은 기술력과 이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 규모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소재 IT업체 오토노미(Autonomy)의 경우 기업연구에 있어서 선도적인 기업이지만 투자전망은 밝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닷컴버블 당시 골드만삭스는 런던에 30여명의 IT전문 금융가로 구성된 팀을 운영했지만 이제 그 규모는 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사실도 투자자들이 선뜻 움직임에 나서는 것을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FT는 지적했다.
이런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아르마 파트너스의 폴 궐리 매니징 파트너는 영국 시장을 외면하고 있는 영국 IT기업들에 대해 "이들은 미국 증시에서 거대 미국 IT기업들에 밀려 소외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도 해외 기업들을 낯설게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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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국 시장이 더 유연하고 협조적일 수 있는데 이를 간과하는 업체가 많다는데 놀라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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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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