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형사사건 무죄율 7배 수준
"너도나도 대형로펌에 맡겨버리니.."
"혐의입증 까다로워" 지적도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손해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 적용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이하 특경배임)' 혐의로 기소된 기업인 등의 1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는 비율이 전체 형사사건 무죄비율을 크게 웃돈다는 대법원 통계가 나왔다.

회사에 피해를 줄 것을 알면서도 임무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는지 입증하기가 어려운 배임 혐의 특성과, 사건이 터지면 일단 대형 법무법인(로펌)에 소속된 전관을 동원하는 문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31일 대법원에 따르면, 특경배임 혐의로 기소돼 2009년 1심 재판을 받은 사람 379명 가운데 약 15%인 59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같은 기간 전체 형사사건 1심 재판 평균 무죄율 2.2%의 약 7배다.

무죄율이 2005년 이후 상승세를 타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2005년 특경배임 사건 1심 무죄율은 6.1%, 2007년에는 10.0%였다. 2008년에는 19.4%였다.


배임이란, 기업인이 자신의 임무에 반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득을 취함으로써 회사 등에 손해를 주는 범죄행위다. 배임 혐의가 입증되려면 피고인의 행위가 임무에 어긋나는 것이었는지는 물론 그것이 실제로 피해를 일으켰는지, 피해가 생길 것을 알고도 행위를 했는지 등이 모두 입증돼야 한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배임혐의 피고인의 범죄구성요건이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완벽하게 충족되기란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특히 회사에 손해가 갔는지를 명백히 따지는 건 간단치 않은 문제다. 다툼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어느 변호인이 얼마나 잘 변호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는 사건에 연루된 기업인들이 일단 대형 로펌을 찾아 전관이나 유명 변호사를 선임하려 애쓰는 모습과 맥이 닿는다는 지적이다.


서울에 본사를 둔 한 대형기업 관계자는 "특경배임 사건에 연루되는 사람들은 유력 기업인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 기업의 경우 자금력을 동원해 이른바 '명품 로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꾸준히 애를 쓰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라면서 "'사건 터지면 우리를 먼저 맡아달라'며 수임 자체를 위한 로비까지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했다.

AD

서울 서초구의 한 중소로펌 대표변호사는 "전관이나 유명 변호인이 많이 포진된 로펌에 사건을 맡기면 그만큼 방어력이 커지는 것이란 인식이 크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진단한 뒤 "실제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런 문화가 생겼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김효진 기자 hjn2529@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