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 실종 '울며 겨자먹기'식 수출
수입업체는 수입단가 낮아져 '표정관리'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김대섭 기자, 이승종 기자]항행안전장비를 생산하는 모피언스. 이 회사의 정운철 대표는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지난해 경기불황 속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에 15억원 규모의 장비를 수출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올들어 추락하는 원달러 환율에는 속수무책이다.

정 대표는 21일 "지난해 말 계약할 당시 환율이 1200원이었는데 요즘 1100원을 넘나들면서 달러당 150원 넘게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원달러 환율이 최저치를 연신 갱신하고, 최근 한달 사이에만 1150원에서 1110원대로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수출제조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울며 겨자먹기'로 수출을 하는 형국이다. 더욱이 올 연말까지 우리나라 국제수지가 흑자 전망을 보이며, 당분간 환율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태양전지 업체 티앤솔라의 김용균 대표도 수출 계약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김 대표는 "환율하락으로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됐다"며 "대비 차원에서 환율보험이나 선물환 거래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입업체들은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독일에서 발코니 단열재를 수입해 판매하는 쉐크코리아는 올해 초에 비해 판매가격을 약 10% 가량 낮췄다. 환율 하락으로 제품을 수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상규 대표는 "올해 중반까지 지속적으로 환율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전거 안전용품 수입업체 룩쏘의 남선우 대표도 "1160원에 수입계약한 물건을 판매하면서 개당 50원 가량의 이익을 남기고 있다"며 "지금처럼 환율 하락세가 계속된다면 다음 물량을 수입할 때에는 구입가를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위기 당시 환헤지파생상품인 키코(KIKO)로 금전적 손실을 입었던 업체들도 최근 환율 하락으로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다. 키코 관련 리스크로 상장 폐지 위기를 겪었던 심텍은 작년 연말부터 환율 하락으로 219억원의 손익을 거뒀다. 지난해 2000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던 것에 비하면 미약한 금액이지만 당분간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걱정이 줄어든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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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텍 관계자는 "환율 변동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약정환율로 계약을 하고 있다"며 "950원을 기준으로 계약하고 있기 때문에 그 때까지 환율이 떨어져도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세에 외도세력의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유선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절상이 2분기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시장에 외화 유입도 늘어나 2분기 중 1050원까지 내려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김대섭 기자 joas11@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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