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비밀주의로 비난을 받아온 국부펀드들이 '투자 성적표'를 공개하는 등 투명성 재고에 나서고 있다고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 14일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펀드 조성 이후 처음으로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비록 총 자산 규모를 밝히지 않았고 20, 30년의 장기 투자 수익률만을 공개하는 등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평가지만 비밀주의를 고수해온 ADIA의 첫 투자 성적표 공개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지금껏 ADIA는 전체 자산 규모를 공개하거나 연례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없었다. 또한 지난 2008년 5월 이전까지만 해도 ADIA는 웹사이트에 상호와 주소 등 기본적인 정보만을 개제했다. 뿐만 아니라 ADIA 고위경영진들은 1976년 펀드 조성 이후 단 4개의 인터뷰만을 가졌으며, 본사 건물을 방문할 수 있는 이는 직원을 제외하고는 사업상으로 만나는 고위급 금융권 종사자뿐이다.
이처럼 폐쇄적인 구조의 많은 국부펀드들은 투명성 부족으로 서방 선진국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또한 이들은 투자 결정에 정치적인 이유가 개입될 수 있다며 우려해왔다. 특히 자산 가격 상승으로 국부펀드들의 자산이 크게 불어나 글로벌 시장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게 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008년 9월 일명 ‘산티아고 원칙’이라고 불리는 투자원칙을 정했으며 그 효과가 이제 막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산티아고원칙은 강제력은 없으나 많은 국부펀드들이 개방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ADIA의 연례 보고서 발표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루비니글로벌이코노믹스(RGE)의 라첼 짐바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은 여전히 국부펀드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으나 시간이 좀 더 흐르면 국부펀드들의 정보 공개 수준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부펀들은 그들의 전략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정보 공개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DIA의 연례 보고서 공개는 싱가프로 국부펀드인 싱가포르 투자청(GIC)과 테마섹의 뒤를 이은 것이다. GIC는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GIC의 토니 탄 부사장은 “이는 우리가 상업적 수익을 올린다는 단 한 가지 목표만을 가지고 투자활동을 하고 있음을 확인시키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카타르투자청(QIA)의 투자부문인 카타르홀딩스 역시 ADIA와 비슷한 보고서 공개를 고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보고서 공개를 위해 일을 진행하는 중"이라며 "ADIA의 보고서보다 구체적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국부펀드들의 투명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대다수는 노르웨이의 글로벌연금펀드(GPF) 만큼 투명성을 확보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GPF는 자산 규모와 성과, 투자처 등 주요 정보를 밝히고 있다.
한편 짐바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국가들은 국부펀드의 정보를 세세하게 공개할 경우 국가와 가계 자산 수준까지 부각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쿠웨이트 투자청(KIA)의 총 자산규모와 수익률 공개는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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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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