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축, 미국 등 선진국에서 아시아로 이전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의 시작은 미국이, 회복은 아시아가 주도한다'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도미노 침체를 보였지만 회복의 온도 차이가 날로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신흥국이 이미 위기 이전 수준의 성장률을 회복하며 미국과 유럽 선진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이번주 태국과 대만, 독일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계기로 신흥국이 또 한번 집중 조명받고 있다. 태국이 작년 4분기 연율 15.3%의 고속성장세를 기록한데 반해, 독일은 0%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 것. 독일이 그나마 마이너스 성장을 면한 이유는 이머징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경제는 일제히 비슷한 강도의 침체로 빠져들었지만 회복 속도는 제각각이다. 우선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미국은 사정이 나은 편. JP모건체이스는 미국의 GDP는 올해 중순께 침체 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럽과 일본은 2012년에 가서야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보다 경기부양책에 소극적이었던 유럽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전통적으로 유럽 기업은 미국에 비해 은행 대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유럽 은행권은 손실 공개나 자본확충 요구를 받지 않아 숨은 부실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다. 아울러 그리스·포르투갈 등에서 촉발된 재정위기는 단일 유로화와 유럽중앙은행(ECB) 기능에 대한 회의론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경우 미국의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1월 미국의 일본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3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중국이 미국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일본은 기력을 되찾았다.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은 4.6%로 고무적이었지만 디플레이션과 과도한 부채로 경기전망은 불투명하다.
경제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경기부양책 효력이 소진되면서 가계 및 기업의 민간 수요가 회복을 이끌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바로 이 점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글로벌 경기회복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중국을 필두로 아시아 지역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선진국의 빈자리를 채워준다는 것.
말레이시아의 1월 자동차 판매는 전년대비 33% 늘었고, 인도에서도 50% 급증했다. 반면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1월 6% 증가하는데 그쳤다. JP모건은 올해 이머징 마켓의 소비자들이 전체 글로벌 소비의 34%를, 미국은 27%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년 전 각각 23%, 29%였던 비중이 역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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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의 브루스 캐스먼 이코노미스트는 "2009년 이머징 마켓 소비자들이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미국 소비자들의 역할을 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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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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