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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한은 총재 놓고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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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결단력 등 한은 총재 자격론 불거져
어윤대 앞서고, 김종창 김중수 강만수 박철 등 쫒고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임기가 다음 달 3월 말로 끝난다.

앞으로 4년간 중앙은행을 이끌 새 총재를 놓고 총재 자격론부터 후보자의 하마평까지 흘러나오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한은 총재와 기획재정부 장관 사이의 공조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은 총재 인사와 함께 최근 금융기관장 인사 흐름과 궤를 같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면서 금융권뿐만 아니라 정가에서도 관심이 쏠려 있다.

차기 한은 총재에 대한 언급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장 먼저 운을 뗐다. 윤 장관은 지난 9일 취임 1년을 맞아 기자들과 가진 만찬에서 “정부 관료들도 청문회를 하고, 한은 총재라는 자리와 지위와 권한 등을 감안할 때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재정부에선 “한은 총재직의 위상과 관련해 원로적인 답변을 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지만, 이미 일각에선 윤 장관의 발언을 놓고 한은 총재의 자격론을 제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민주당이 한은 총재를 청문회 대상에 넣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과 후보로 거론되는 일부 인사의 재산 축적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한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틀 뒤인 11일에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직접 나서서 차기 총재에 대한 자격조건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차기 총재의 자질'을 묻는 질문에 "정책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학식과 경험, 안목도 중요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결단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은은 합의제 기구로서 합의제의 약점과 강점을 잘 이해하고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 운영을 해보면 합의제 기구의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은 나름대로 상당한 지혜를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전문성과 소진까지 겸비해야 하는 상당히 무거운 직책임을 새삼 일깨운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의 총재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전문성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는 흔히 ‘경제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파워와 함께 책무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돈의 가치를 안정시켜 국민의 재산을 지켜주는 막대한 책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 수장에겐 경제 흐름을 꿰뚫는 전문지식과 통찰력, 그리고 중앙 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소신(결단력) 등이 요구되는 것이다.

차기 한은 총재로는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강만수 대통령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박철 리딩투자증권 회장(전 한은 부총재)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인사가 앞서 언급한 중앙은행 총재의 자격 조건에 부합되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이 들 인사에 대한 자격 또한 철저하게 따질 수 있는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법을 보면 총재 선임과 관련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고만 돼 있다.

현 이성태 총재도 전임 박승 총재의 임기 만료 1주일 전에 청와대로부터 내정을 통보받은 게 임명 절차의 전부였다. 한마디로 국민과 시장의 사전 검증이 없다는 얘기다.

차기 한은 총재로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어윤대 위원장이 금융통화위원을 지내고 국제금융센터 소장을 역임해 국제감각이 중요한 시기에 적격자라는 평가보다는 MB의 인사코드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라는 지적에서 힘을 받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은 총재가 인사 청문회 없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자리라는 점 때문이다.

문제는 어 위원장이 금융위원장, 교육부 장관 선임때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곤 했지만 번번이 청문회 등 후보자 검증을 통과하기 휩지 않다는 이유로 낙마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성태 총재의 지난 4년 재임기간을 돌이켜 보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8년 10월부터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정부와 끊임없는 마찰을 견뎌내야 했고, 결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평도 적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차기 한은 총재는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도 동시에 정부의 경제정책과 조율을 잘 해 나갈 수 있는 인사가 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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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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