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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남미, 16년 바나나 전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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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유럽연합(EU)과 남미지역 국가 간에 바나나를 둘러싼 분쟁이 16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가 미국 식품업체들이 남미에서 생산한 바나나에 대해 관세를 낮추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바나나 전쟁이 끝났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67억 달러(약 1조8700억 원)에 이르는 EU 바나나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바나나 전쟁은 1993년 EU가 영국과 프랑스 식민지였던 카메룬, 코트디부아르 등 12개 나라에서 바나나를 주로 수입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촉발됐다. 이 결정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 생산하는 바나나에는 높은 수입관세를 부과했다.

EU의 이 같은 결정에 남미에서 바나나를 생산해 판매하는 돌 푸드(Dole Food)와 델몬트(Fresh Del Monte Produce Inc.) 등의 미국 기업들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무역 분쟁이 시작됐다.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 남미 5개국은 미국기업을 등에 업고 1993년 처음으로 WTO에 불공정무역 혐의로 제소했다. EU는 몇 차례에 걸쳐 관세를 일부 인하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남미 국가들은 하향조정한 관세가 불합리적이라며 반복해서 WTO에 제소했다.
WTO가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의 갈등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WTO관계자가 EU와 남미, 미국 대표로 이루어진 협상단이 100여회, 400시간 이상 회의를 한 끝에 이번 합의안이 도출됐다.

EU는 현재 176유로인 관세를 148달러로 바로 낮추고, 이후 2017년까지 7년간 점진적으로 114유로까지 낮추기로 합의했다. 대신 남미 국가들은 WTO에 제소를 철회하기로 약속했다. EU 식민지였던 12개 국가 무관세 수출을 계속하지만 수출 감소에 따른 보상으로 2억 유로를 한 번에 받게 된다.

지속가능개발국제센터(ICSTD)에 따르면 EU의 식민지였던 12개 국가의 바나나 수출은 연간 14%(4000만 달러)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지역 국가들의 수출은 1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남미 국가에서 유입되는 유럽 지역의 바나나 가격은 12%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EU무역위원회의 카렐 드 구츠 무역위원은 “EU의 옛 식민지 국가들이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EU가 주요 바나나 수출국인 12개 국가를 돕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 무역당국은 의회에서 4개월 이내에 합의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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