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미국 하원이 월가를 집중 공략한 새로운 금융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고 나면 대공황 이후 가장 광범위하고 강력한 금융 감독 법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11일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소비자 감독 기구 신설 ▲구조적 리스크 관리 ▲부실기업 정리 ▲대형 은행 감독 강화 ▲파생상품 규제 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찬성 223표, 반대 202표로 하원의 문턱을 넘어선 법안은 상원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상원에서 논의 중인 법안은 하원과 내용에 다소 차이가 있고, 하원 표결을 마친 공화당의원들이 거칠게 항의하고 있어 최종 법안 통과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원에서 통과된 이번 금융규제 법안은 모두 1279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소비자금융보호국(CFPA) 신설이다. 기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담당하던 소비자 보호 업무를 일부 이관하고 강화시켜 모기지대출, 신용카드 문제 등 다양한 금융 상품에 대한 일을 처리하게 된다.

대부분의 대형은행과 금융사들이 CFPA감독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산규모 100억 달러 미만인 은행은 포괄적인 CFPA감독 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기본 규정은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회에 재무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금융서비스감시위원회(FSOC)도 만들게 된다. 위원회에는 연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 거래위원회(CFTC),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다른 은행 감독기구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사상 처음으로 연준이 의회의 감독을 받는 내용도 포함되어있다.


또 FDIC는 150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해 리먼 브라더스와 같은 대형 금융사들이 파산할 가능성에 대비하도록 했다. FDIC는 파산위험이 있거나 자금 유동성이 좋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중소은행을 청산했던 것과 같은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사들의 보수에 대해서도 압박의 수위가 높아질 예정이다. SEC는 투자자들이 임원들의 임금 계획이 과도한 위험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될 경우 임금 안에 투표권을 행사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밖에도 SEC의 예산을 두 배로 확충하고,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장외파생상품들도 통제가 가능한 시장의 범위로 끌어들이도록 했다. 청산소나 거래소 또는 유사한 기능을 하는 기관으로 편입시켜 장외파생상품의 규모와 거래 정도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금융 규제 당국은 스왑거래의 제한을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펀드 자금 또한 규제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등은 SEC의 감독 대상이 되도록 했다. 다만 1억5000만 달러 미만의 벤처캐피탈 펀드에 대해서는 감독 대상에서 제외된다.


연방보험사무소(FIO)를 신설해 보험 업무에 대해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포함된다. 보험사에 규제를 행사할 수는 없지만 감시를 통해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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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는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영업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CFPA가 새로운 법안의 핵심으로 평가되면서 CFPA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공은 상원으로 넘어갔다. 상원은 내년 상반기 중에 법안을 최종 통과 시킨다는 계획이다. 상원 통과 여부에 따라 미국 금융시장에 일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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