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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특별한 하루] "中企 성공 보따리 들고 소풍가듯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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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목소리 담은 정책 최우선…1주일에 이틀은 업체방문 원칙

이기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현장경영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지난 8일 오전 9시30분, 업체 방문을 위해 중소기업 현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만난 이기우(54)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이사장의 표정에는 생기가 넘쳤다.

올해 1월부터 이달 초까지 매주 평균 2개 업체를 직접 찾아다니며 전국 90여곳에 달하는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이어오고 있지만 피곤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이사장은 현장 방문이라는 말 대신 '소풍'이란 표현을 썼다.

"업체를 방문할 때면 항상 마음이 들뜹니다. 어릴적 소풍을 갈 때마다 느끼던 그런 기분이죠. 중소기업인들을 만나 그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특히 작지만 도움도 줄 수 있다는데 보람을 느끼죠."

그에게 중진공 이사장의 자리는 제2의 인생을 열게 해준 곳이다. 때문에 중소기업들을 위해 일 하는 순간순간이 행복 그 자체다.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생활에 입문한 그는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상공부(현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정책과장 등을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중소기업청 차장을 마지막으로 본의 아니게 1년 반동안 실업자가 돼야 했다.

"갑자기 실업자가 됐을 때 인생이 허무할 정도로 정말 힘들었습니다.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죠. 실업이라는 아픔을 겪어본 사람은 직장이 생기고 해야 할 일이 생겼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압니다. 전 지금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이 이사장이 젊은 임직원들보다 더 열정적이고 즐겁게 일하고 있는 이유다.

◆ 현장 목소리 담은 정책 최우선
그는 지난해 6월 중진공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줄곧 현장 경영에 푹 빠져 있다. 내부 업무를 처리할 때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현장에서 보내고 있다. 보통 1주일에 이틀은 중소기업 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중소기업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책상 위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현장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원칙 때문이다.

"중소기업 현장은 업체마다 애로사항이 매우 다양합니다. 업체수가 워낙 많고 업종은 물론 기술수준 등도 천차만별이죠. 때문에 직접 현장을 방문해 눈으로 보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제대로 된 지원을 하기 힘듭니다."

이 이사장은 불가피하게 현장에 나가지 못할 상황에서도 전화 등을 통해 그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해당 지역본부에 내용을 전달,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면서 항상 중소기업인들과의 소통 창구를 열어 놓고 있다. 언제나 그들의 답답한 속내를 들어줄 수 있는 중기 전용 상담사인 셈이다.

그래서 저녁 약속이 3번이나 겹치는 날이 다반사다. 그렇지만 그들의 러브콜에대해 단 한번도 짜증을 낸 적이 없다. 어차피 자신의 역할이 그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르면 항상 달려갑니다"가 그의 모토가 됐다.

이날 10시30분께 도착한 경기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 소재 휴대용 엑스선촬영기 전문 제조 기업 '포스콤'에서도 그의 현장 경영은 빛을 발휘했다.

지난해 136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업체는 올해 협력사들과의 업무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 공장사업부지를 매입중이다. 세계 최초로 전기없이 배터리 전원만으로 구동되는 휴대용 엑스선촬영장치를 개발한 강소기업이지만 현 경기침체 상황에서 부지 매입을 위한 비용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중진공은 세계 속에 대한민국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업체들에게 항상 힘이 돼 줘야 합니다. 이들 업체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커갈 수 있도록 충분하게 지원해야 하죠." 이 이사장은 포스콤이 공장사업부지 비용부담을 덜고 수출경영에 주력할 수 있도록 협동화사업자금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 내년 중소기업 자금 확충 절실
업체 방문 이후 지역 내 10여명의 중소기업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그는 현장의 목소리에 경청했다.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인들은 '소기업에 대한 중점 지원', '수출금융자금 약정상환 개선', 해외수출업무기관의 단일화' 등의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특히 내년도 중소기업 지원 예산이 올해보다 절반 가량 줄어든 것에 대해 크게 걱정하며 자금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내년 예산은 3조2000억원으로 올해 5조9000억원보다 46.5%나 줄어든 상황이다.

이 이사장도 내년 예산 축소로 중소기업인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발벗고 나서고 있는 중이다.

"금융위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자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중소기업계의 우려가 높습니다. 다행히 국회 지경위를 통해 1조7000억원의 예산을 늘린 상태지만 예결위를 통과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죠.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 이사장은 업체 방문과 간담회를 마친 후, 자리를 떠나면서 중소기업인들에게 중소기업연수원에서 실시하는 '중소기업정책자금 100% 활용하기' 교육과정에 꼭 참석하라고 당부했다.

올해 총 24회에 걸친 '중소기업정책자금 100% 활용하기' 연수과정에는 중소기업 경영자 및 자금관리실무자 등 1364명이 수강한 상태다.

"아직까지 정책자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과 취지를 몰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이 많습니다. 1박2일동안 정책자금 신청에서부터 활용까지 자세하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연수과정에 참석하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영무 부국장 겸 산업부장 동행취재
정리 =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사진 = 이재문 기자 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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