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부펀드가 2년 전 미국 씨티그룹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위기다. 현재 4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씨티그룹 주식을 8배가량 비싼 31.83달러에 매입해야 하기 때문.
문제는 지난 2007년 11월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로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 아부다비 투자청은 씨티그룹에 75억 달러의 자금을 공급하고, 채권을 받았다. 2010년 3월15일까지 연 11%의 배당을 지급받고, 이후 투자자금을 4등분해 씨티그룹의 주식을 주당 31.83달러에 매입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아부다비 투자청이 미리 정해진 가격에 씨티그룹의 주식을 매입해야 하는 것은 채권에 명시된 '에퀴티 유닛'이라는 조항 때문. 하지만 투자청은 당시 이 조건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27개월 후 씨티그룹의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낙관했던 것.
2007년 투자를 단행하면서 아부다비 투자청은 씨티그룹의 잠재력에 대한 베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씨티그룹의 주가가 완만하게 오를 것이라던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2007년 9월18일 주당 48.37달러에 거래되던 씨티그룹의 주가는 올해 3월 1.02달러까지 떨어졌고 최근 주당 4달러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아부다비 투자청이 정확히 얼마나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인지는 내년 3월 씨티그룹의 주가에 달렸다. 하지만 나름 신중하고 현명한 투자기관으로 꼽히는 투자청이 상당한 손실을 떠안는 것은 기정 사실. 가뜩이나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데 이어 이중 악재를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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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씨티그룹은 18억7500만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선순위채권을 발행했다. 씨티그룹이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아부다비 투자청에 지급되고, 아부다비는 이 자금으로 씨티그룹의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매입해야 한다. 아부다비는 이런 형태로 씨티그룹의 주식을 총 75억 달러 규모로 사들이게 될 예정이다.
한편 11%의 배당을 꼬박꼬박 지급하던 씨티그룹은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행한 채권의 이자율이 6.0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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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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