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경진 기자]금값이 온스당 120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2월만기 금선물 가격이 온스당 사상 최고가인 1204달러를 기록했고, 현물가격도 장중 1201.40달러까지 올라 사상최고가를 새로 썼다.

두바이 쇼크로 인해 대대적인 차익실현을 맞는 듯 하다가 이내 폭등랠리 조짐을 보이자 금값 1200달러도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역할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가운데 전적으로 약달러 및 인플레 기대감에 투기세력이 집중되고, 각국 중앙은행들마저도 금사재기에 한창이니 1200달러가 꼭지가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언감생심은 아닌 듯 하다.

실제로 최근 금 시장에서의 투기는 그야말로 투전을 방불케 한다.
금괴와 금화 등 금 실물을 확보에 혈안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금 ETF를 비롯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금융상품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금값 상승에 하이퍼인플레 가능성을 염두에 둔 큰손들은 금 뿐만 아니라 기타 귀금속 및 금 관련 주식, 금광지분 장외매입까지 모든 곳에 손을 뻗치고 있다.


LA 부동산 재벌로 유명한 A씨는 금융위기 발발 직후 비버리힐즈에 보유한 저택 중 일부를 처분한 자금으로 지난해 10월 금값 800달러선이 깨지면서 급락할 당시 장외시장에서 금을 대거 매수했다.

당시 전고점을 염두에 둔 탓에 지난 10월 금값이 1060달러를 돌파할 때 일부 처분하긴 했으나 지금 A씨의 생각은 다르다.
두바이 쇼크가 '금값 2000불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

A씨는 최근 주변의 큰손들과 함께 금 투자 컨설팅 업체를 찾아 소위 '금 투자풀(pool) '에 가입했다.
개인이 금 현물을 매입하는데 한계가 있고 금을 이용해 단기 고수익을 누릴 수 있는 변종 상품들이 번지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사모펀드(PEF) 형태로 pool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고 판단했다.


금투기 대상이 현물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다.
금융위기 이후 외환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변동성을 탐하는 개인 및 중소형 운용사들이 크게 늘어났고 금ETF를 비롯한 금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투기세력들의 움직임은 더욱 민첩해졌다.


특히 최근 몇년간 FX마진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했고 일부 업체들은 금, 은, 유가 등 상품지수에 대해 많게는 400배의 레버리지를 일으켜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마진 거래에 능한 투기거래자들이 금값 상승으로 거둬들인 수익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뿐만 아니다.
금값 상승이라는 대명제를 굳게 믿지만 금 실물 환매 및 교환 가능성에 대해 회의를 가진 전문가들은 이미 금광 및 광산업체 주식에 대규모로 베팅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금광업체 지분투자와 이들 업체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매입까지 투기세력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금값이 오를 때 금보다 가격 상승률이 더 높으면서 단기 변동성이 더 큰 것을 찾는 게 이들의 투기 목표다.


워렌 버핏의 사상 최대 규모 투자라면서 화제가 된 벌링턴 노던 인수도 금투기 앞에서는 조족지혈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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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달러·인플레' 시나리오에 대한 베팅하는 투기세력은 "시나리오의 대명제에 금이 가지 않는 한 적어도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금값이 사상 최고가인 2300달러에 도달하는 수준까지는 염두에 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장담한다.


이미 1000달러 돌파를 금 매수 시그널로 받아들인 상황에서 1200달러는 대수롭지 않다는 얘기다. 금투기의 열풍, 그 한계가 어딜지 몰라도 최고의 투기꾼들은 현재 금에 혈안이 돼 있다.

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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