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천창환] 전남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팀은 24일 과적 단속 정보를 알려주거나 위반사실을 묵인하고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국도관리사무소 도로관리원 서모(34)씨 등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다른 도로관리원 12명과 이들에게 돈을 준 안모(46)씨 등 화물차주 135명 등 147명을 불구속 입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 등 도로관리원 20명은 2006년 10월부터 최근까지 3년간 이동식 과적단속반 위치를 알려주거나 위반사실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한번에 20만~50만원씩 900여 차례에 걸쳐 3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들은 광주 6명, 진주 5명, 전주 3명, 남원 2명, 보은 2명, 순천과 예산 각 1명 등 국도관리사무소 소속이다. 한 사람이 45명의 차주로부터 186차례에 걸쳐 5100여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반복적으로 금품이 오간 것은 일부 화물차들이 과적단속을 감수하면서 차량을 운행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문제 때문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도로법에서는 차종과 용도에 관계없이 길이 16.7m, 너비 2.5m, 높이 4.2m, 총 중량 40t, 축 하중 10t을 초과한 차량은 운행할 수 없다. 기준 이하로 분해하거나 제한차량 운행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그러나 대형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대형 크레인의 경우 자체 중량만 해도 50~200t에 이른다. 국내 건설현장에서 운행되는 유압식 크레인 8500여 대 가운데 중량이 40t을 넘는 게 2500여 대 정도로 추산된다. 1997년 이후 전량 수입되는 크레인은 축하중이 12t 이상이다. 이처럼 중량 기준을 넘으면 제한차량 운행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허가에 필요한 구조물 통과하중 계산서 작성에 건당 1000만원 이상의 토목구조기술사 용역비가 들어가야 한다. 40t 미만으로 분해해 운행하는 것도 쉽지 않다. 관련 업체가 많지 않고 분해·조립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전체 도로와 교량의 제원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출발·목적지를 입력하면 통과 가능한 노선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제한차량 운행 허가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전남경찰청 박종호 수사팀장은 “도로여건과 통행실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제한차량 운행기준을 적정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하도록 건의했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chunc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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