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 80%가 급성심근경색…빠른 대처가 생사의 갈림길 좌우,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43세의 회사원 김모씨는 운동 중 갑자기 가슴이 뻐근하고 숨이 차는 증상이 생겼다. 단지 운동부족과 피로누적 때문일 것이라 여겼지만 증상이 이어져 병원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내려진 진단은 ‘급성 심근경색증’.


평소 건강하던 중년이 갑자기 숨지는 돌연사의 80%가 급성심근경색일 만큼 중년남성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질환이 바로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에 대해 대전 둔산동에 있는 을지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김정희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심장마비로 급사할 수도


심근경색이란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여러 원인으로 동맥경화가 있는 부분에 혈전이 생겨 혈액공급이 완전 막혀 피 흐름이 멈춤으로써 그 부분의 심근 일부가 괴사되는 병이다.

심근이 괴사되면 심한 가슴통증을 일으키고 심근조직이 불안정해져 ‘심실 세동’이란 부정맥이 생기게 된다. 심실 세동이 생기면 심장은 고유의 혈액 펌프기능을 잃고 뇌에 산소공급을 못한다. 5분 내 산소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영구적 뇌손상이나 죽음을 가져온다.


특히 관상동맥의 시작부위가 막히거나 여러 관상동맥이 동시에 막혔을 땐 심장마비로 인한 급사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급성심근경색증이 생기면 사망률은 약 30%이고 병원에 닿은 뒤 사망률도 5~10%에 이른다. 또 환자의 약 1/3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증 발생률은 하루 중 오전 7시께가 가장 높다. 오전 6시부터 정오 사이의 시간대가 다른 시간대보다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남자가 여자보다 4~5배가 많으며 40세 이상의 나이에서 많이 일어난다.


▣ 30분 이상 이어지는 가슴통증 조심


심근경색증은 일반적으로 앞가슴을 짓누르면서 조이는 듯한 통증이 생긴다. 호흡곤란, 불안감, 식은땀, 오심, 구토, 의식소실 등의 증상도 보인다.


여기서 가장 중요시해야할 증상은 조이거나 누르는(또는 터질)듯 한 가슴통증이다. 가슴통증은 심장근육의 감각이 얼마나 예민한가에 달려있을 뿐 증상과 직접 관련이 없다.


하지만 통증이 30분 이상 이어지면 급성심근경색 가능성이 높으므로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특히 당뇨병환자나 나이가 많은 환자는 특별한 통증이 없어 그냥 무시하게 된다. 또 가슴통증이 아닌 명치부근의 통증, 소화불량 등을 호소해 소화기질환으로 잘못 알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빠른 대처가 생존율 높이는 길


심근경색은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를 달리한다. 최소 6시간 안에 시술이 이뤄져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술해도 시간이 늦을수록 불리하다. 1시간 늦을 때마다 사망률이 0.5~1.0% 높아진다. 증상이 나타난 뒤 1시간 안에 시술하면 사망률을 50% 이상 낮출 수 있다.


또 발병초기엔 여러 합병증이 생길 소지가 크므로 최소한 24~48시간은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찰해야 한다.


을지대학병원 김정희 순환기내과 교수는 “더러 어떤 사람들은 가슴통증이 느껴졌을 때 우황청심환이나 소화제를 먹으면 통증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금해야할 사항”이라며 “심근경색은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통증이 무디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낫는 게 아니라 단지 심장근육이 괴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근경색이 왔을 땐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의사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병원에 가기 전에 갑자기 심장마비가 와서 심장과 호흡이 멎었을 땐 구강 대 구강 인공호흡법과 심장마사지 같은 심폐소생술의 생명구조법으로 응급 처치해야 한다.


또 목, 가슴, 허리를 조이는 옷을 풀어주는 게 좋다. 환자가족들은 응급상황을 대비해 심폐소생술을 훈련을 통해서 익혀놔야 한다.


▣ 금연, 금주, 규칙적 생활이 필수


심근경색환자는 생활습관 고치기가 생존율 증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심근경색환자들에게 뭣보다 중요한 건 금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심혈관질환 발병위험이 2배 이상 높다. 간접흡연도 오래 이어지면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음 또한 간과 근육을 손상시키고 부정맥과 심근증을 일으켜 소주 반병 또는 작은 맥주 1병 정도의 가벼운 반주를 즐기는 게 좋다.


또 짜고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짠 음식은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혈압상승을 일으킨다. 소금은 하루 6g 이하로 먹는 게 적당하다. 높은 콜레스테롤은 심근경색증 원인이 되므로 튀긴 음식이나 기름기 많은 육류 대신 콩과 생선을 많이 먹어 콜레스테롤 섭취를 하루 200㎎ 밑으로 줄이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심근경색 질환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갑자기 격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어 산책이나 체조 같은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 심장과 몸의 다른 근육들이 어느 정도 단련되게 운동수준을 서서히 높여주는 게 좋다.


김정희 교수는 “걷기, 달리기, 등산, 자전거 타기, 줄넘기, 체조, 수영, 테니스 등과 같은 운동이 좋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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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하루에 약 30분씩 피곤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이틀에 한번 꼴로 하는 게 좋다”면서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더라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가슴통증이 있을 때 심전도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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