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일자리 증가 및 소비자 후생 수준 제고 등 예상"
[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미국과의 FTA와 유사한 수준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 등의 거시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기획재정부 FTA 국내대책본부가 15일 공개한 ‘한·EU FTA 경제 효과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10개 국책연구기관은 이날 가서명된 한·EU FTA 협정문 내용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국책연구기괸들은 “한·EU FTA 체결에 따른 관세 철폐와 인하로 대(對)EU 수출 확대와 국내생산 증대가 예상된다”며 특히 “국내 투자여건 개선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 역시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들 기관들은 “선진 경제권과의 FTA 체결에 따른 투명성, 신뢰성, 개방성 제고 등 경제시스템의 선진화가 우리 경제의 생산성 향상과 지속적인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 등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증가와 ▲EU산(産) 제품의 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 활성화 및 선택폭 확대와 같은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도 거시경제 분야에서의 주요 기대 효과로 제시됐다.
협정문에 따르면, EU산 자동차(8%)와 화장품(8%)은 협정 발효 후 3~5년, 위스키(20%)는 3년, 낙농품(36~176%)은 10년, 치즈(36%)는 15년 뒤에, 그리고 와인(15%)은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의 경우 자동차, 전자제품, 섬유부문 등의 EU 측 시장규모가 미국을 웃돌고, 관세율도 미국보다 높다는 점에서 “한·미 FTA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EU의 비(非)농산물 평균관세율은 3.8%인 반면, 미국의 3.2%다.
특히 미국보다 관세율이 높은 자동차 부문(EU 10%, 미국 2.5%)을 필두로 전기·전자, 섬유, 기계, 석유화학 등의 순으로 수출증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수입은 기계, 정밀화학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독일과 프랑스 제품이 일본과 미국 제품을 대체하는 한편, 전기·전자, 기계, 정밀화학, 자동차, 섬유 등의 순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연구기관들은 예측했다.
농업은 EU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모든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는 달리 돼지고기, 낙농품, 닭고기 등 축산물에 대해서만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사과, 배, 비(非)알콜음료(청량음료, 영양음료), 커피추출물, 간장 등의 수출은 늘고, 곡물(감자전분), 축산물(돼지고기, 닭고기, 낙농품), 과일·채소(키위, 포도, 토마토) 등은 수입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수산업에선 황다랑어, 게맛 생선묵, 오징어(냉동), 기타 어류 등의 품목은 수출이, 골뱅이, 볼락, 멸치, 참다랑어 등은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서비스업 분야에선 방송의 경우 우리나라와 EU 제작자들이 공동으로 투자·제작한 시청각물은 공동제작물로 인정, 각국이 제도상 혜택을 부여하는 ‘공동제작협정’에 따라 국내와 EU 현지 업체 간의 합작을 통한 EU 방송시장 및 유통망 진출 여건 개선이 기대되는 한편, 유럽 공동제작사의 투자유치를 통한 제작비 조달 등으로 제작편수 또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통신의 경우도 EU 측 사업자의 국내시장 진입이 가능해짐에 따라 서비스 다양화와 요금인하 효과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연구기관들은 “국내 핵심기간망을 보유한 KT와 SK텔레콤을 제외한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해선 협정 발효 2년 내에 외국인 간접투자를 100%까지 허용토록 했으나, 공익성 심사 등을 거치도록 한 만큼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출판·음악 등 저작물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기간이 현행 저작자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20년 연장됨에 따라 해외 저작권자에게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저작권료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밖에 금융 분야는 우리나라와 EU 금융사의 상호 시장진출 활성화, 그리고 선진 금융기법 유입 및 경쟁촉진 등을 통해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됐고, 환경 분야는 국내 산업에서 환경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데다 다른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도 제한적이어서 고용 및 생산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협정문에 따르면, 환경 분야의 경우 하수처리서비스는 5년의 유예기간 이후 하수처리장 유지관리에 대해 EU 사업자에게 비(非)차별적 대우를 부여토록 돼 있다.
한편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KIEP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KIET),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해양수산개발원(KMI), 보건산업진흥원(KHIDI),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한국문화관광연구원(KCTI), 한국금융연구원(KIF), 한국노동연구원(KLI) 등 국책연구기관을 통해 한·EU FTA가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및 개별산업에 미칠 경제적 효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토록 할 계획.
또 재정부와 외교통상부, 법무부, 문화관광체육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가족부, 노동부, 방송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소관부처별로 해당 분야 기관의 분석결과의 유의성과 타당성을 검증해 최종 연구결과를 한.EU FTA가 정식 서명되는 내년 1분기 중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분석에 대한 신뢰성 제고를 위해 앞으로 FTA 국내대책위원회와 민간 전문가 등의 자문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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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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