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에 몇백억원씩 되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락했던 증시가 다시 살아나며 상승추세를 이어가자 뜸했던 '큰손' 고객들이 맞춤형 자산관리가 가능한 증권사를 찾아나선 것. 증권사들은 큰손들이 지점 및 본사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만큼 특별 관리를 통해 큰손 고객들을 장기고객화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2000억여원 규모의 고객 주식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소형증권사 A 지점은 2명의 VIP 고객이 200억원 규모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지점이 관리하는 개인고객 계좌수가 1000여개인 점을 감안하면 0.2%의 고 객이 10%의 비중을 차지하는 셈. 이 증권사 본사 영업점의 경우 대형 고객 프리즘은 더욱 넓다. 적게는 300억원부터 많게는 500억~800억원 수준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점 B부장은 "최근 상승장세와 소형증권사 특성에 맞는 맞춤식 자산관리 서비스 등에 매력을 느껴 소위 '뭉칫돈'을 맡기는 고객이 심심찮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명 '오떼(큰손) 계좌'로 불리는 거액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B부장은 "큰손 고객들과 만남은 대개 법인영업을 위해 방문한 업체에서 시작된다"며 "법인영업에는 실패했지만 해당법인의 소유주 및 경영자들을 포함한 인적 네트워크가 고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가 가진 여러가지 핸디캡-적은 점포 수, 낮은 인지도, 다양하지 못한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감안하고도 그 회사와 거래하는 큰손들의 경우 해당 증권사 직원과의 돈독한 관계 때문에 거래한다고 볼 수 있다"며 "대형사에서는 몇억원 정도를 맡기는 사람도 일반고객으로 대우하지만 중소형사에서는 VIP급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반면 '큰손 고객'에 따라 지점 영업 실적이 좌우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내놨다. 지점장이나 일부 직원과의 네트워크가 허물어지면 지점이 휘청할 수 있어 적당한 규모를 맡기는 고객을 여럿 확보하는 편이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