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은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식민지를 경험했기 때문에 일본을 가리켜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한일관계도 이제는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일본 천황의 한국 방문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여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인터뷰에서 "일본 천황이 한국을 방문한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일왕이라는 호칭 대신 일본에서 부르는 천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 자체가 새로운 한일관계를 열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 것.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4월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천황이 굳이 한국을 방문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과거사가 더 이상 양국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것.

AD

반면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일본이 과연 식민통치에 대해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를 했느냐는 의문이다. 특히 독도영유권 논란이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등 양국 간에는 명쾌하게 매듭짓지 못한 현안들이 수두룩하다. 일본의 보수정객들은 주기적으로 외교적 망언을 되풀이해 국민감정에 불을 지른 바 있다. 독일과 같은 성의 있는 모습의 과거사 반성이 없었던 것.


과거사 문제가 한일관계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되지만 자칫하면 일본 천황의 한국 방문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뜻하지 않는 결과를 유도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 등 과거 침략전쟁에 대한 근본적 반성이 없는 상황에서 일본 천황의 한국 방문은 의례적인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일본 천황의 방한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국내에서의 안전을 담보하기 힘들고 돌발적인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양국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